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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 "역발상의 기적" 창의력·자율성 키워 꿈의 학교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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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 "역발상의 기적" 창의력·자율성 키워 꿈의 학교 만들다

입력
2012.02.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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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에냐 리겔 지음ㆍ송순재 옮김/착한책가게 발행ㆍ320쪽ㆍ1만5,000원

독일 비스바덴에 있는 헬레네 랑에는 5~10학년(10~16세) 아이들이 다니는 종합학교(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김나지움, 실업학교 레알슐레, 직업교육학교 하우프트슐레를 통합한 학교)다. 재학생 620여명의 이 공립학교는 독일은 물론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대안학교로 꼽힌다. 글쓰기와 발표 위주의 수업, 학생들의 자발적인 수업 참여와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 학업성적 평가제도 폐지 등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 때문이다.

학교를 변화시키는 데는 무엇보다 교장 에냐 리겔의 의지가 컸다. 1980년대 중반 이 학교에 부임한 리겔 교장은 19년 동안 이 학교에 재직하며 매년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였고, 2003년 은퇴했다. 그는 학교의 면면과 변화 과정을 소개하고자 이 책을 썼다.

헬레네 랑에는 우선 획일적인 교육을 거부하며 학생 각자가 하고 싶은 공부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기존의 커리큘럼 대신 새로운 방식의 프로젝트 수업을 도입한 것이다. 예컨대 아이들은 영어 연극 공연을 준비하며 영어로 말하는 법과 다른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는 법, 책임의식과 성취감 등을 배우게 된다. 모든 수업을 글쓰기와 발표 위주로 구성해 학생들이 '내가 이 수업의 주인공'이란 의식을 갖게 했다. 읽기와 글쓰기에 흥미를 잃은 아이들을 위해 교사들은 편지를 주고받고, 벽보와 학급일지를 만들게 한다.

학교의 변화는 수업뿐만 아니다. 학생들에게 스스로 교실 청소를 하게 하고 이렇게 절약한 돈으로 연극연출가, 가수, 요리사와 수공기술자 등 여러 전문가를 초빙해 다양한 과외활동을 한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학교총회에서 성적을 점수로 평가하는 제도도 폐지했다. 성적표도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긴밀한 대화형식'으로 바뀌었다. 독일의 전통적 교육방식을 거스르는 역발상의 교육으로 이 학교는 2000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독일 내 최우수 학교로 선정됐다.

저자는 학교의 혁신 과정을 소개하며 "여러 시도와 실패의 경험을 거치면서 이 꿈이 그 신비를 잃지 않고 점점 구체화되고 탄탄해졌다"고 회고한다. 일화를 중심으로 학교의 특성과 변화 과정을 소개하고 있지만, 전문 작가가 아닌 탓에 책 구성이나 글이 매끄럽지는 않다. 이미 헬레나 랑에의 교육 혁신에 참여했던 교사 등이 함께 쓴 책(<만들고 행동하고 표현하라> )이 나와있지만, 대안교육을 생각하는 독자들은 한번 읽어볼 만하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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