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권력 사라진 세계경제의 미래는 어디로
세계 경제권력 지도 / 송길호 외 지음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해 미국의 신용등급을 70년 만에 강등했다. 재정적자가 막대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요동치고 있는 세계 경제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미국뿐 아니라 전통적인 경제 강국들로부터 위기의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일본은 장기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유로존은 그리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재정 위기 때문에 붕괴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경제 강국들이 세계 경제권력을 조금씩 거머쥐어가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절대 권력이 사라진 세계 경제의 미래는 과연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중동의 재스민 혁명과 김정일 사망 등 변화무쌍한 세계 정치 속에서 격변이 예고되는 세계 경제의 앞날을 가늠한 책이다. 주요 국가들의 경제 현황, 정치적인 현실 등을 여러 수치와 그래픽에 담아서 친절하게 전한다. 어바웃어북ㆍ392쪽ㆍ2만2,000원.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촛불시위·BBK·4대강·용산참사… MB 4년 기록
기억하라-시사만화로 엮은 MB 4년의 현대사/ 유한이 글·손문상 장봉군 김용민 권범철 그림
철학자 산티야나는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사람은 그 삶을 반복하게 된다'고 단언했다. 우리 역사 속엔 한국인의 냄비근성을 들먹일 정도로 금세 잊힌 사건이 숱하게 많지만 이명박 정권은 피땀 어린 교훈을 가르쳐줬다. 이제 그 망각의 습관 따위는 버려도 좋다는 사실을.
각계각층에서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할 정도로 비상식적인 사건이 난무했던 이명박 정권의 2008년부터 2011년까지의 기록이 시사만화로 엮여 출판됐다. 시사만화가 손문상, 장봉군, 김용민, 권범철씨의 그림에 자유기고가 유한이씨의 해설을 더했다.
미국 쇠고기 수입 논란으로 촉발된 촛불시위, BBK사건, 4대강, 용산참사, 천안함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미디어 법안의 날치기 통과,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던 희망버스, 무상급식 논란,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사태까지. 불과 4년의 기록이 맞나 싶을 정도로 굵직하고 무거운 이슈로 가득하지만 '나는 꼼수다'의 시사만화 버전이라 해도 좋을 만큼 촌철살인의 만화와 글로 쉽게 풀어놨다. 헤르츠나인ㆍ320쪽ㆍ1만5,000원.
이인선기자 kelly@hk.co.kr
중세에서 21세기까지 유럽의 정체성 탐구
유럽의 정체/ 이옥연 등 지음
마스트리히트 조약으로 유럽연합(EU)이 출범한지 20년이 가까워오지만, 이 세계 최대의 지역 통합이 여전히 주목 받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국가를 초월한 지역 통합은 결국 불가능할 것이라는 불안과 우려가 지금도 적지 않다. 듣기 좋은 구호로나마 '공동체'를 외치는 동북아 국가들에게는 모델의 의미도 있다.
이옥연 서울대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 7명의 글을 모은 이 책은 역사와 사상, 국제관계, 정치경제, 비교정치 등 다양한 관점으로 중세에서 21세기까지 유럽의 모습을 짚어보고 있다. 요하네스 헬름라트 독일 훔볼트대 교수는 현대 유럽이 중세에서 많은 유산을 물려받았다며 중세 유럽의 기독교 문화를 분석한다. 홍태영 국방대 교수는 유럽적 근대성이 '시장' '국가' '사회'를 민주주의적으로 구성하며 형성됐고 제국주의 침략 과정에서 이 같은 가치를 이식하고자 노력했다고 지적했다. 유럽통합 과정에서 독일과 프랑스의 관계에 주목하는 김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EU가 결속을 유지해 가는 데는 결국 두 나라의 협력이 결정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서울대출판문화원ㆍ352쪽ㆍ2만3,000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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