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여명의 해외 부동산 투자자들이 부동산 전문 케이블TV의 유명 강사에 속아 거액의 투자금을 날리고, 불법 외환송금으로 과태료까지 물게 됐다.
10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에 따르면 해외부동산 투자관련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김모씨가 주부ㆍ공무원ㆍ은퇴이민 희망자 등 투자자 174명에게서 36억원을 끌어 모은 뒤 필리핀으로 달아났다.
피해자들 가운데 김씨에게 5,000만원 이상 송금한 15명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으며, 1,000만~5,000만원을 투자한 159명도 투자금의 1~2%를 과태료로 부과 받았다.
김씨는 2007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콘도미니엄에 투자를 하면 30~4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꾀어 36억원을 끌어 모았다. 상당수 피해자들이 김씨의 저서와 방송, 강연, 인터넷카페 등을 보고 2,000만~5,000만원을 투자했다. 김씨는 자신의 개인계좌로 투자금을 받아 10개 환치기 계좌로 세탁, 필리핀으로 송금한 뒤 도주했다.
세관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규모는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며 "외국 부동산을 사려면 외국환 거래법을 준수해 외국환은행에 송금 내역을 신고해야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서울본부세관은 김씨를 지명수배하고 인터폴에 신병 확보를 의뢰하기로 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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