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유니버스/브라이언 그린 지음·박병철 옮김/김영사 발행·575쪽·2만5,000원
우주는 계속 팽창한다. 그런데 허블망원경 같은 성능 좋은 천체망원경을 써도 현재 인류가 우주를 관측할 수 있는 최대 거리는 410억 광년이다. 관측한계인 '우주 지평선' 너머에 어떤 우주가 있을지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는 셈이다. 그래서 우주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도 '세상에서 우리가 보거나 접할 수 있는 일부분'이란 뜻으로 변했다. 과거에 우주는 세상 모든 것 그 자체였다.
<멀티 유니버스> 의 저자인 미국 컬럼비아대 수학과 및 물리학과 브라이언 그린 교수는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간다. 그가 던지는 질문은 사뭇 도발적이다. 우리의 우주는 유일한가. 우주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아닐까. 멀티>
이런 의문에서 나온 게 다중우주론이다. 다중우주(멀티 유니버스)란 하나의 우주(유니버스)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이 이론은 어딘가에 또 다른 우주가 있을 거라고 상정한다.
이 책에는 누벼 이은 다중우주, 인플레이션 다중우주, 홀로그램 다중우주 등 이제껏 나온 9가지 다중우주론이 일목요연하게 설명돼 있다. 저자는 다중우주론이 지난 10년 사이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현대 물리학을 대표하는 이론 안에 다중우주론의 근거가 들어 있다고 말한다.
그 중 하나가 초끈이론이다. 이 이론에서 우주를 이루는 최소 단위는 점이 아닌 끈이다. 끈의 진동에 따라 원자 양성자 중성자 등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가 생겨났다는 게 이 이론의 핵심이다. 저자는 초끈이론이 홀로그래피 다중우주론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한다. 홀로그래피 다중우주론은 현재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특정 경계면에서 일어난 일이 우리 세계에 투영된 결과라고 본다.
그러나 저자는 또 다른 우주가 실제로 있을지에 대해선 "결과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최종 판단을 유보했다. 대신 "광대한 진리를 찾으려면 합리적인 이론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쉽게 설명하려 했지만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기엔 다소 어렵다. 원제는 'THE HIDDEN REALITY'.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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