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이 시멘트 업체의 가격 인상에 반발해 해당 업체가 만든 시멘트와 레미콘 불매에 나섰다.
31개 대형건설사 자재담당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는 10일 시멘트 업계 1ㆍ2위인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가 제조하는 시멘트 및 레미콘 제품의 구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멘트 업계가 올해 초부터 시멘트 가격을 톤당 6만7,5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인상한 데 따른 보복성 조치로 해석된다.
중소 레미콘 업체들이 시멘트 가격 인상에 반발해 22일부터 레미콘 조업을 중단하겠다고 선포한 데 이어, 레미콘의 최대 수요자인 건설업체들이 사실상 레미콘 업계의 손을 들어 시멘트 업계를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건자회 소속 대형건설사들은 당장 13일부터 쌍용과 동양에서 만든 모든 시멘트와 레미콘 제품의 구매를 중단할 방침이다. 당초 건자회는 가격을 올린 시멘트 제조사 전체를 대상으로 구매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제재 대상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업계 1ㆍ2위 업체만 타깃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쌍용과 동양 등 시멘트 제조업체들은 주원료인 유연탄값이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멘트 업계 내부의 과당 경쟁으로 가격이 내려갔는데, 이번에 불가피하게 올린 것을 놓고 공동 불매하겠다는 것은 공정경쟁에 저촉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9년 톤당 6만7,500원이던 시멘트 가격은 2010년 업체들 간 경쟁으로 5만3,000원대까지 급락했다가 지난해 6만7,500원으로 다시 인상됐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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