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2시 서울 명동의 롯데백화점 1층 명품 브랜드 프라다 매장 앞. 10여명의 여성고객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반면 평일 이 시간대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까지 합세해 북적이던 구찌 매장과 인근 에비뉴엘의 루이비통 매장은 한산했다. 유독 프라다 매장 앞에만 고객이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 매장을 찾은 회사원 김미연(28)씨는 "프라다의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평소 눈여겨 뒀던 지갑을 사러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가 구매하려 한 프라다의 다이노 라인 검정색 장지갑(76만원대)은 이미 품절된 상태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샤넬이 1월 2~10% 이상 가격을 인상하자, 프라다도 2월 중 가격 인상에 동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프라다코리아 관계자는 "이탈리아 본사에서는 가격 인상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알려왔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정작 백화점 매장에서는 가격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 소비자들이 공식 발표 전 물건을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날 명동의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프라다 매장을 찾은 결과 "2월 중 가격이 오를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직원은 말했다. 10% 안팎으로 가격이 오른다는 소문이 나면서 프라다의 인기 제품인 다이노와 사피아노 라인 등의 제품이 불티나게 팔린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프라다가 에르메스와 샤넬이 가격을 올리자 가격인상 방침을 정해놓고 시기만을 저울질하는 것 같다"며 "조만간 10~15% 내외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앞서 프라다는 작년 7월초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직전 기습적으로 제품 가격을 3% 가량 올려 원성을 산 적이 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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