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주목! 해쉬태그… 선거의 해 열풍-역풍 가른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주목! 해쉬태그… 선거의 해 열풍-역풍 가른다

입력
2012.02.09 17:32
0 0

서울시는 지난 7일 시민이 참여하는 '정책 워크숍'을 개최했다. 시민들은 전문가 토론을 온라인 생중계로 지켜보며 실시간 트위터로 의견을 개진했다. 이 과정에서 활발하게 이용된 것이 트위터의 해쉬태그(Hashtagㆍ#) 기능. 시민들은 트위터에 의견을 남기면서 글 끝에 '#국공립어린이집''#주5일제수업'식으로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 글들은 실시간으로 워크숍 현장에 전달돼 토론 중간 내용이 소개되거나 토론 의제로 다뤄졌다.

지난 1일 트위터에서는 '#한명숙계정언팔운동'이라는 해쉬태그가 많이 보였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계정(@HanMyungSook)을 언팔(팔로잉 해제)하자는 운동이 벌어진 것. 전날 한 시민이 트위터에 '석패율제 도입을 결정한 한 대표를 규탄하자'며 올린 언팔 운동제안 글이 수천 번 재인용(RT)되며 동참을 이끌어냈다. 한 대표의 팔로워는 하루만에 2만3000여명이 줄었다. 그러나 언팔 운동은 스스로 진화했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한명숙계정언팔운동'해쉬태그를 붙이며 '야권연대 불투명''한미FTA 침묵'등 그 동안 민주당에 대해 쌓여있던 불만들을 쏟아낸 것이다. 트위터는 이날 정치 토론의 장으로 변신했다.

트위터에서 관심글을 한데 모아 볼 수 있게 해주는 해쉬태그가 시민의 직접 정치 참여를 돕는 정치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 그 위력을 입증한 해쉬태그는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쉬태그는 원래 같은 취미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손쉽게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야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트위터에 글을 쓰고 '#야구'라고 쓰면 자동으로 이 단어에 링크가 생기게 된다. 이 단어를 누르면 '#야구'라는 해쉬태그가 붙은 글이 트위터에 나타난다. 팔로잉을 하지 않아도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글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해쉬태그의 정치적 활용 가능성과 그 효과는 이미 해외에서 검증됐다. 지난해 이집트 민주화 혁명을 이끈 '#Egypt''#Jan25'같은 해쉬태그가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99%의 분노가 표출된 반(反) 월가 시위도 '#OccupyWallSt'라는 트위터 해쉬태그에서 시작됐다.

연말 대선을 앞둔 미국에선 이미 해쉬태그가 중요한 정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특정 이슈나 정책을 선전하거나 상대방을 공격할 목적으로 해쉬태그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의 입법 절차를 무시하고 행정명령을 통해 주요 국정을 추진하자 공화당은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 정권을 교체할 때까지 기다릴 수없다"는 의미의 '#WeCantWait'를 트위터에 퍼뜨렸다. 이 해쉬태그가 붙은 글은 하루에 1~2만여 개가 올라오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공화당 지지자 간 공방전이 벌어졌다.

트위터 전문가인 조희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해쉬태그는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의제를 확대시키기에 좋고, 흘러가버리는 트위터에서 의견을 한데 모으기에 좋은 기능"이라며 "사용자 중심의 창의적이고 대중의 호기심을 끄는 해쉬태그는 그 힘이 막강하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실시간 여론을 살피는 도구로 여론조사 대신 해쉬태그를 사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소셜미디어 전문가 김태현(41)씨는 "최근 미 공화당 대선주자 경선 후보들의 TV토론회에서 시청자들이 트위터로 공감하는 답변엔 '#answer'를, 불충분한 답변엔 '#dodge'를 달도록 해 TV토론 직후 토론의 승패를 분석했다"며 "올해 우리나라 대선 후보 TV토론 등에 도입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제보를 기다립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