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김시철 부장판사)는 9일 봉제인형을 미국에 수출해 큰 이익을 올려 '완구왕'으로 불린 박종완 ㈜에드벤트엔터프라이즈 대표의 역외탈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완구왕 사건은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 '구리왕' 차용규씨 사건 등과 함께 국세청이 조사한 대표적 역외탈세 사건이다.
박 대표는 자본금 10만달러로 설립한 홍콩법인에서 만든 '비니 베이비' 등 인기 봉제인형 수출로 얻은 이익금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이른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빼돌리는 방법으로 2000~2008년 1,136억원의 소득 신고를 누락, 세금 437억원을 포탈하고 947억원 상당의 재산을 해외에 은닉ㆍ도피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홍콩법인 근도인터내셔널은 실질적으로 영업활동을 하던 법인이었고, 투자수익 국내 회수 의무가 있는 근도HK와는 다른 법인"이라며 "근도인터내셔널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국내로 반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1992년 미국으로 이민 간 뒤 1997~2000년 미국 영주권자였던 박씨가 당시 국내에 머문 장소는 있었지만 영주권 보유 기간 중에 발생한 국외 원천소득에 대해 세금을 납부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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