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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 포청천' 왕리쥔 부시장, 부패 혐의로 체포/ 中 차기 지도부 권력투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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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 포청천' 왕리쥔 부시장, 부패 혐의로 체포/ 中 차기 지도부 권력투쟁 시작?

입력
2012.02.0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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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薄熙來ㆍ63) 중국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오른팔 왕리쥔(王立軍·53ㆍ사진) 충칭시 부시장이 부패 관련 혐의로 공산당 감찰기구인 기율검사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왕 부시장이 조사를 받기 직전 미국 영사관에 망명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왕 부시장은 '깃털'에 불과하다며 중국 차기 지도부 개편을 놓고 물 밑 권력 투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충칭시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주도했던 왕 부시장은 그 동안 겸직해온 충칭시 공안국장직을 최근 사임하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병가를 냈다. 충칭시는 8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를 통해 "왕 부시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휴가를 내고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웨이보에서 왕 부시장이 1급 기밀문서를 들고 7일 밤 충칭에서 4시간 거리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미국 총영사관을 찾아 망명을 요청했으며 미국 측이 이를 거부했다는 내용의 글과 경찰 경계가 강화된 미 영사관 주변 모습의 사진이 올라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홍콩 밍바오(明報)가 9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 국무부가 왕 부시장이 청두 영사관 방문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왕 부시장이 7일 영사관에서 면담했는데 그것은 예정된 것이었다"며 "면담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그는 자발적으로 영사관을 떠났다"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왕 부시장이 영사관을 방문한 직후 베이징(北京)으로 압송돼 공산당 기율검사위로부터 부패 관련 비리 혐의 등으로 조사받고 있다고 베이징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류웨이민(劉爲民) 외교부 대변인은 8일 브리핑에서 왕 부시장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왕 부시장에 대한 조사가 본격화할 경우 그의 직속 상사로 차기 지도부에서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을 노리는 보시라이 당서기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공산당 고급간부 자제들의 모임인 태자당(太子黨)의 대표주자 보 서기는 상무위원 자리를 놓고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을 대표하는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당서기와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이번 일은 6년 전 상하이방(幇)의 황태자로 군림하던 천량위(陳良宇) 상하이 전 당서기가 부패 혐의로 낙마한 사건과 유사해 중국의 차기 지도부 개편을 앞둔 권력투쟁의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왕 부시장의 비리가 사실로 확인되면 '충칭모델'의 설계자인 보 서기 역시 정치생명이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충칭모델은 마오쩌둥(毛澤東)의 사상을 가미한 분배중심의 사회주의 경제구조로, 중국의 차기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이 향후 발전 전략으로 채택하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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