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들의 괴롭힘 때문에 자살한 대구 중학생 2명의 유족들이 대구시교육청과 학교, 담임교사, 가해학생 부모 등을 상대로 9일 대구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자살한 권모(당시 13세)군과 7월 자살한 박모(당시 14세)양의 유족들은 소장에서 "유족과 피해학생들이 학교폭력에 대한 시정 요구를 수차례 했는데도 학교 측이 이를 묵살하는 등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아 자살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청구액은 권군이 3억6,000여만원, 박양이 3억5,000여만원이다.
유족들은 "교사들에 대한 사적 복수심은 전혀 없다"며 "학교 측이 학교폭력과 집단괴롭힘에 대해 취한 부적절한 조치에 책임을 추궁하고 전국에 만연한 학교폭력 등에 대한 담임교사나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소송을 통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교사들의 의무와 책임이 어디까지인지 인식하고 또 다른 피해학생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권군은 게임 아이템 키우기를 강요하는 친구들에게 물고문 등 장기간 괴롭힘을 당하다, 박양은 다른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돕다가 자신마저 왕따 당할 것을 걱정하다 각각 투신자살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