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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학파 기관지 '베스텐트' 한국어판으로 한해 두번씩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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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학파 기관지 '베스텐트' 한국어판으로 한해 두번씩 만난다

입력
2012.02.0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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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산실인 사회연구소의 기관지 <베스텐트(westend)> 한국어판이 나왔다. <베스텐트 2012> (사월의책 발행)는 2010년 두 차례 발간된 독일어판 <베스텐트> 의 주요 내용을 담고, 사회 비판 모델을 연구하는 한국 학자들의 논문을 함께 실었다.

한국어판 책임편집자인 문성훈 서울여대 교수(철학)는 "2006년 9월부터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모델을 따라 국내 철학, 사회학, 정신분석학, 문화예술 연구자들이 '연구모임 사회비판과 대안'을 만들었다"며 "사회비판 이론을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사회를 분석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베스텐트> 한국어판 출간은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베스텐트> 한국어판은 독일어판과 6개월 시차를 두고 한해 두 번 정기적으로 발행된다. 서구의 종말을 뜻하는 잡지명은 서구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학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1930년대 독일 사회연구소를 중심으로 형성된 프랑크푸르트학파는 '인간 해방과 자유 실현을 위한 현대사회 비판과 대안 모색'을 주제로 다양한 학문의 통합적 연구를 해왔다. 1세대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벤야민, 프롬, 마르쿠제 같은 사상가들을 배출했고, 2세대 하버마스를 거쳐 현재 3세대 악셀 호네트에 이르고 있다.

문 교수는 "현대사회를 비판하고 대안적 사회상을 제시하려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전통은 훌륭한 지적 자산"이라며 "90년대 이후 해체주의가 만든 국내 지적 허무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사고"라고 말했다. 비판에서 더 나가 대안까지를 모색하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지적 전통을 바탕으로, 최근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사회 위기에 대안적 사고를 제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 교수는 "1930년대에는 마르크스주의가 말하는 생산관계에 따라 사회를 분석했지만, 이후 새로운 시대 경험을 수용하면서 합리성, 인정질서 등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사회연구소는 1932년부터 기관지 <사회연구지> 를 발행했으나, 2차 세계대전 중인 1941년 연구소가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발간을 중단했다. 현재의 <베스텐트> 는 2004년 복간된 기관지로 '신사회연구지'란 부제를 달고 있다.

한국판 <베스텐트 2012> 는 최근 독일 지성계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져온 철학자 마르셀 에나프의 선물 이론에 대한 논의를 '쟁점' 주제로 다뤄 분석과 반론을 실었다. '연구' 코너에서는 생명공학 문제에 대한 철학자 이언 해킹의 글과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인류학자 탈랄 아사드의 글을 소개했다. 국내 연구자들이 한국 사회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한국판 특집'도 수록했다.

문 교수는 "중요한 것은 시대가 변한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시대 변화의 방향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라면서 <베스텐트> 한국어판은 독일어판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연구자들의 독자적 논의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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