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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시중은행 모두 '순익 1조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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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시중은행 모두 '순익 1조 클럽'

입력
2012.02.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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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가 9일부터 일제히 작년 성적표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둔화로 서민경제가 크게 위축됐지만, 금융사들은 짭짤한 한 해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9일 신한금융지주는 작년 그룹 순이익이 전년 대비 15.5% 늘어난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4년 연속 금융업계 최고 실적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2조3,7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보다 무려 15배나 급증했다. 그룹 관계자는 "2010년에는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희망퇴직 비용 발생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는데 지난해에는 이 같은 대규모 비용 지출이 없어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또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전년 대비 23.3% 늘어난 1조2,2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외환은행(10일)과 우리금융(16일), 기업은행(17일)은 아직 실적발표 전이지만 무난히 순익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외환과 기업은행은 각각 1조6,950억원, 1조7,4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우리금융은 2조2,2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사상 처음으로 주요 시중은행 6곳이 모두 순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이처럼 은행들 수익이 급증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금리 따먹기'식 낡은 영업형태에 치중하고 있다. 대출금리를 올리고 예금금리를 내려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을 키운 것이 주요 수익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 예대마진은 2009년 2.68%포인트에서 2010년 2.85%포인트로 뛰더니 작년에는 3%포인트(2.96%포인트)에 육박했다. 전세금, 사교육비 등 생활비가 올라 은행대출 신세를 져야 하는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막대한 부를 챙겼다는 비난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해 보인다. 작년 하반기에야 금융 탐욕 논란에 은행들이 창구와 현금인출기(ATM) 수수료를 몇 백 원씩 내렸지만 막상 실적을 보니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은행의 이익 기반이 탄탄해졌다는 것은 대형은행 중심의 시장구조가 굳어졌다는 뜻"이라며 "송금, 인출 수수료는 찔끔 내리고 대출금리 인하 요구에는 꿈쩍도 하지 않으니 순익이 많이 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전반적 불황 속에 은행들만 '나홀로 실적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수료 추가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수료 수익 중 송금, 인출 등 개인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수수료는 총액으로 보면 매년 줄고는 있지만, 이는 은행이 수수료율을 인하했기 때문이 아니라 인터넷뱅킹 등 수수료가 면제되는 금융거래에 이용객이 몰려드는 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회사들의 창고가 가득 차면서 배당규모도 관심이다. KB금융은 이날 보통주 주당 720원, 총액 2,782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전년도 주당 120원, 총액 441억원에 비해 6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다만 작년 순익이 전년보다 급증한 탓에 배당성향은 46%에서 12%로 낮아졌다. 신한금융은 전년과 같은 주당 750원, 총 3,556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하나금융은 다음달 이사회를 열어서 배당 규모를 결정할 계획. 금융계 관계자는 "배당성향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문제를 삼을 정도의 고배당으로 보기 어렵다"며 "다른 은행들도 금융당국이 고배당 자제를 권고한 만큼 무리한 배당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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