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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줄줄이 찔끔 인하… 후폭풍 부는 대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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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줄줄이 찔끔 인하… 후폭풍 부는 대학가

입력
2012.02.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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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부분 대학들의 등록금이 내렸지만 대학가는 여전히 시끌시끌하다. 등록금 책정에 학생 의견을 반영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도입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곳곳에서 파행을 빚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부 대학의 경우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등록금 인하로 감소한 수입을 메우려다 학생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9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화여대는 등심위원 중 과반수가 참석하면 회의가 성립한다는 규정에 따라 학생 측 위원 6명이 공석인 상태에서 학교 측 위원 6명과 외부 전문가 위원 1명만 참석한 가운데 등심위를 열어 3.5%로 인하율을 결정했다. 이 학교는 작년 12월부터 등심위 권한과 위원 구성방식을 놓고 학교와 학생 측이 협의를 해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서울대도 사정이 비슷하다. 학사 일정에 쫓긴 학교 측이 학생 대표기구 격인 단과대 학생회장들을 배제한 채 직접 공모한 학생 위원을 등심위에 참석시켜 등록금을 정했다. 사회대 회장인 유수진(22ㆍ사회학과 3)씨는 “대표성 없는 학생들을 등심위에 끼워 넣어 등록금 결정 절차의 정당성을 해쳤다”고 지적했다.

한양대는 등록금을 내리면서 수업시수(수업일수)를 축소키로 해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날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 게시판 ‘아고라’에선 한양대가 수업일수를 원상 복구하거나 수업일수 축소에 비례해 등록금을 더 내릴 것을 요구하는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한 학생은 게시물에서 “타 학교는 수업시수 축소 없이 등록금을 2~5% 인하하는데 우리 학교는 수업시수도 16주에서 15주로 줄이고 등록금도 2%만 인하한다”고 성토했다.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도 이날 세종로 정부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학들이 등록금 인하를 핑계로 수업일수를 줄인 건 학생들에게 고통을 떠넘기는 꼼수”라고 비난했다. 한대련에 따르면 광운대도 등록금 인하를 빌미로 수업일수를 줄였고, 한국외대와 서강대는 전임교수들의 수업시간을 연장해 시간강사를 해고하거나 강의 과목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연덕원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등록금 수입이 줄었다는 이유로 대학이 의도적으로 교육 여건을 악화시키는 일은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등록금 책정 과정에 학교가 학생 측 요구 자료를 제공하지 않거나 등심위를 도입 취지대로 운영하지 않으면 정부가 제재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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