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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 장담 못하는데 의원까지 못하면…새누리 노장들 "우리가 왜 용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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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 장담 못하는데 의원까지 못하면…새누리 노장들 "우리가 왜 용퇴?"

입력
2012.02.0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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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노장 의원들을 겨냥한 용퇴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해당 의원들은 오불관언이다. 7일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지역구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고령ㆍ다선 의원들의 용퇴가 이어지지 않겠냐"는 기대가 당내에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의원들은 8일 공천신청을 위한 서류 챙기기에 분주했다.

현재까지 새누리당에서 자진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 의원은 8명. 이 가운데 노장 의원은 이상득 김형오 이해봉 의원 등 3명 정도다. 2004년 17대 총선 공천 때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당시 한나라당에선 김용환 양정규 신경식 유흥수 의원 등 고령ㆍ다선 의원들의 불출마 러시가 이어졌다. 공천신청을 앞두고 30명이 용퇴했다. 대선에 연패한 뒤 '차떼기'파문으로 당 지지도가 바닥을 기면서 이런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4년 뒤 18대 총선은 정반대였다. 노장 의원들은 어떻게든 버텼다. 공천 신청을 앞두고 용퇴를 선언한 의원은 김용갑 김광원, 단 두 명뿐이었다. 대선에 승리한 데다 총선에서도 압승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대선 경선과정에서 만들어진 친이ㆍ친박간 갈등도 한몫 했다. 친이계는 "대통령을 만든 우리가 왜 용퇴하느냐"고 버텼고, 친박계는 "우리를 자르면 정치보복"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노장 의원들이 계파 뒤에 숨어 버틴 것이다.

19대 총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처지는 총선 상황이 좋지 않은 점에서 17대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는 그때처럼 노장 용퇴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노장 의원들이 계파 뒤에 숨어 있다는 점에서 18대와 닮았다. 물론 입장은 뒤바뀌었다. 친박계 의원들은 "지금까지 비주류로 설움을 받았는데 우리가 왜 용퇴하느냐"고 항변하고 있고, 친이계 의원들은 "정치 보복하지 말라"며 버틴다. 올해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노장 의원들이 쉽게 용퇴하지 못하는 한 이유로 꼽힌다.

한편 비례대표 의원으로 서울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졌던 새누리당 원희목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강남에 출마하려고 했지만 (비대위 결정에 따라) 이제 뜻을 접어야 한다"며 "다른 지역을 넘보지 않겠다고 주민과 약속한 만큼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결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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