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말 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공연 도중 발생한 화재 사건에 대해 국립오페라단이 48억여원의 구상금을 물어야 한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8일 삼성화재가 국립오페라단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예술의전당과 공연을 공동 주최하기로 하고 대관 계약을 체결한 만큼 화재에 대해 면책을 주장하거나 극장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 의무가 없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설치한 벽난로와 벽면 사이에 있던 종이 원고에서 발화한 화염이 무대 전체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되고 다른 발화 가능성은 없는 점 등으로 볼 때 피고에게 화재의 귀책 사유가 있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2007년 12월12일 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라보엠' 공연 시작 후 6분 만에 화재가 발생해 관객들이 전원 대피하고 극장 내부는 전소됐다.
예술의전당 보험사인 삼성화재는 예술의전당 측에 수리비 68억여원을 포함해 100억여원을 지급한 뒤 국립오페라단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1, 2심은 "피고는 수리비의 70%인 48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아직 판결문을 받지 못해 변호사가 검토를 못한 상황이며, 삼성화재 측과 더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오페라단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배정받는 1년 예산은 70억원 정도, 지난해 사업 수익은 30억원가량이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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