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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프로배구도 승부 조작, 다음은 또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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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프로배구도 승부 조작, 다음은 또 어디?

입력
2012.02.0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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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프로배구다. 지난해 프로축구 선수들의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을 때 "다른 종목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떠돌던 소문은 사실이었다. 프로배구 경기 역시 검은 돈의 유혹에 빠진 선수들의 추악한 도박판이 되어버렸다. 승부조작 시기와 수법, 목적이 너무나 비슷하다. 사전 공모에 의해 선수들은 고의로 경기를 져주고, 브로커는 불법 도박사이트에 배팅 해 거액의 수익금을 따내 나눠 가졌다.

지난해 7월 은퇴한 KEPCO의 수비전담 리베로 염 모씨 등 선수 3명은 브로커 강씨와 짜고 2009~2010년 경기에서 승부가 갈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일부러 실수를 저질러 상대팀이 승리하도록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검은 돈에 눈이 멀어 스포츠 선수에게 생명과도 같은 페어플레이 정신과 소속팀에 대한 성실 의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할 도의적 책임을 모두 저버렸다.

지금까지 드러난 프로배구의 승부조작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다. 모두 37명의 선수가 기소된 프로축구의 경우에서 보듯, 이번 승부조작 역시 단순히 몇몇 선수의 담합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조직폭력배와 불법자금의 개입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팬들을 우롱하고 프로스포츠의 존립근거를 허무는 승부조작이 다시는 발 붙이지 못하도록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 연루된 자들을 엄벌해야 한다. 승부조작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기량이 부족한 것으로만 알았다"고 군색한 변명을 늘어놓는 해당 구단과 배구연맹도 정신차려야 한다. 정부도 지난해 승부조작의 온상인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했지만 말뿐이다. 여전히 1,000개 사이트가 활개치고 있으며, 그 규모는 13조원에 이른다. 이러다가는 모든 프로 스포츠가 승부조작에 물들거나, 이미 물든 게 드러나지 않을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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