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조의 간판' 양학선(20·한국체대)의 신기술이 국제체조연맹(FIG) 채점 규칙으로 공식 등재됐다.
애드리안 스토이카 FIG 남자 기술위원장은 지난달 25일 기술위원들에게 보낸 자료에서 양학선의 고난도 연기 등 9개 종목별 신기술을 모든 국제대회의 채점 규칙(Code of Points)으로 추가한다고 밝혔다. 등재된 신기술은 양학선이 지난해 고양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마 우승을 차지할 때 선보인 난도 7.4짜리 기술이다.
양학선의 비장의 무기는 여홍철(41) 경희대 교수의 '여2(난도 7.0점)'에서 진일보 했다. 공식 명칭이 된 'YANG Hak Seon'은 도마를 양손으로 잡은 뒤 공중에서 두 바퀴 반(900도)를 돌아 도마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착지하는 '여2'에 더해 반 바퀴를 더 돌아 도마를 등지고 서는 기술이다. 공중에서 세 바퀴를 돌아 1,080도를 회전하는 셈이다.
도마의 달인이라 불렸던 여홍철은 1993년 옆으로 굴러 구름판을 밟은 뒤 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돌고 착지하는 '여 1' 기술을 뽐냈다. 이 기술은 이듬해 구름판을 정면으로 밟고 두 바퀴 반을 돌고 착지, 공중에서만 900도를 도는 '여 2' 기술로 승화했다. 여홍철은 '여 2' 기술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제는 양학선 차례. 양학선은 자신의 이름이 붙은 기술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된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1980~1990년대 국가대표로 활약한 권오석·정진수·권순성(평행봉)의 기술이 FIG 규칙으로 채택된 적이 있다. 그러나 체조계는 독보적인 기술로 평가 받는 '여 1', '여 2'에 이은 양학선의 이번 기술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신기술에 새 연기를 선보인 선수의 이름을 붙인다'는 FIG 규정에 따라 양학선의 신기술은 'YANG 1'이 아닌 영자이름 'YANG Hak Seon'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다른 선수가 지금까지 선보인 최고 기술보다 0.4점가량 높은 고난도 기술이기 때문에 착지에서 실수하더라도 격차를 만회할 수 있다.
한충식 협회 강화위원장은 "양학선은 수만 번의 연습 끝에 실전에서 완벽한 동작을 선보여 신기술을 인정받았다"며 "이 기술을 할 줄 아는 선수는 있지만 실전에서 양학선만큼 제대로 뛰는 선수는 세계에서 찾아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양학선이 몸을 비틀어 세 바퀴를 도는 기술을 개선해 세 바퀴 반을 도는 연습을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며 "반 바퀴를 더 돌면 도마를 바라보고 매트에 서게 돼 착지에서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석기자 lefty@s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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