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스페인 3부리그 소속으로 프리메라리가 팀을 차례로 물리치며 세계를 놀라게 한 미란데스의 반란이 진압됐다.
미란데스는 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산마메스경기장에서 열린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2011~12 코파 델레이(스페인 국왕컵) 준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2-6으로 대패, 1ㆍ2차전 합계 3-8로 뒤지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아르헨티나 명장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지휘하는 빌바오의 벽은 높았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빌바오는 초반부터 매섭게 미란데스를 몰아쳤다. 짜임새 있는 패스 플레이는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밤에는 볼을 차는 미란데스 선수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빌바오는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린 지 22분 만에 세 골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미란데스는 전반 35분까지 유효 슈팅을 날리지 못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3분 아이토르 블랑코가 만회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스페인 대표팀의 장신 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가 후반 26분과 30분 잇달아 골 네트를 가르며 미란데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점수 차만 놓고 보면 실망스러운 대패지만 미란데스 선수들은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었다. 그들이 비야레알, 라싱 산탄테르, 에스파뇰을 차례로 꺾고 준결승까지 올라올 것으로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에스파뇰전에서 2골을 터트리며 '은행원 축구선수'로 유명세를 떨친 파블로 인판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이제 3부리그 우승에 집중해 2부리그로 승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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