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이 반정부시위 거점도시 홈스에서 대량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해 외신들이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해 시위가 시작된 뒤 홈스를 수 차례 공격, 주민들을 숨지거나 다치게 했지만 최근에는 마구잡이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
심지어 바샤드 알 아사드 대통령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유혈진압 자제를 약속한 당일(7일)에도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다. 아사드 대통령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회담 결과에 신빙성이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국제사회 일부에서는 정부군의 학살을 이유로 지체 없이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밤 로켓탄이 하늘에서 몇 분 간격으로 비처럼 쏟아지고 헬리콥터와 전투기가 상공을 맴돌았다고 주민들을 인용해 현지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리비아 내전 당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위부대가 반군 거점 미스라타를 포위해 집중 공격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정부군 공격으로 이날 하루에만 홈스에서 최소 50명이 숨졌다고 현지 활동가들이 말했다.
현지 활동가 카람 아부 라베아는 인터넷 전화를 통해 "정부군이 대량학살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며 "정부군 저격수들이 거리로 나오는 사람에게 가차없이 총격을 가하고 있으며 반군지역 주민을 굶겨 죽이는 고사작전도 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정부군의 십자포화에 시리아 유혈진압 사태를 전 세계에 생생히 전하던 마자르 타야라(24)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취재진과 인권단체의 입국이 차단된 현장을 누비며 정부군 탱크가 홈스로 진격하는 장면을 미국 CNN방송, AFP통신 등에 타전해오던 그는 3일 정부군 폭격에 큰 부상을 입고 다음날 새벽 숨졌다. 시리아에서는 시민종군기자를 자처하며 전장을 누빈 그를 기리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되고 장례식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등 추모물결이 일고 있다.
유엔은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유혈사태로 인한 총사망자가 여성과 아동을 포함해 6,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abc방송은 7일 시리아 야권이 국제사회에 무력을 포함하는 리비아식 개입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시리아 반군의 무장 지원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으나, 미 국방부와 중부군사령부는 갑작스러운 지시에 대비해 군 준비태세를 자체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은 8일 시리아 중앙은행의 자산 동결과 항공기 운항 금지 조치 등 시리아에 대해 추가 제재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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