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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도 승부조작… 국가대표 출신 2명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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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도 승부조작… 국가대표 출신 2명도 조사

입력
2012.02.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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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에 이어 프로배구에서도 승부조작 사건이 드러났다.

대구지검 강력부(조호경 부장검사)는 2009~10시즌 프로배구 V리그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 등으로 프로배구단 KEPCO의 김모(32)씨와 염모(32) 정모(33)씨 등 전ㆍ현직 선수 3명과 브로커 강모(29)씨를 최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또 강씨 등이 베팅한 사설 도박사이트 운영자 2명도 함께 구속했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 레프트 임모(27)ㆍ지난시즌 신인왕 박모(24)씨도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염씨는 브로커 강씨에게 포섭돼 현역 시절인 2010년 2월23일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고의로 실수를 하는 방법으로 소속팀이 1대3으로 지게 하는 등 최소 4게임 이상 승부조작에 관여했다. 또 김씨 등도 같은 시즌 4게임 이상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염씨 등은 교묘하게 공의 방향을 바꾸거나 타이밍을 놓치는 등 실수를 가장해 감독이나 다른 선수들의 의심을 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 강씨 등은 염씨 등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활용해 도박사이트에 베팅한 뒤 얻은 수익금 일부를 염씨 등에게 나눠준 것으로 밝혀졌다. 승부조작 대가로 건넨 돈은 게임당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염씨 등이 "승부조작 가담 선수가 더 있다"고 진술함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배구 승부조작은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이 아닌 사설 스포츠 도박사이트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프로축구 승부조작과는 다르다.

배구 관계자들은 '배구는 승부조작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지만 막상 선수들의 혐의가 드러나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스포츠토토는 배구 종목의 특성상 승부조작 공모가 쉽지 않다. 스포츠토토에서는 2종류의 배구토토만을 발행한다. '매치게임'은 지정 경기 1, 2, 3세트의 점수와 각 세트별 점수 차를, '스페셜게임'은 2경기 혹은 3경기의 최종 세트스코어와 1세트 점수차를 맞혀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게 스포츠토토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도박사이트에서는 대상경기와 베팅 상품이 무한대에 가깝기에 승부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첫 후위공격, 첫 블로킹, 첫 서브에이스, 첫 속공을 하는 선수를 맞히는 상품이 존재해 이번 사태에 연루된 리베로 염씨도 손쉽게 승부조작에 가담할 수 있었다. 적중 결과도 단시간 내에 나와 중독성이 강하고 사람들을 유혹하기 쉽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도박의 접근성도 용이해졌다. 도박사이트는 포털사이트와 트위터, 스마트폰 문자메시지, 명함, 이메일 등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민번호 등 인적사항을 정확하게 기입하지 않더라도 누구든 회원가입이 가능했고, 베팅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6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불법도박시장의 전체 규모는 50~70조원으로 파악됐다. 손쉬운 접근성을 앞세워 도박사이트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1,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규모는 무려 12조7,400억원에 달했다. 스포츠토토의 연간 시장 규모 1조8,000억원의 6배가 넘는 수치다.

이들은'치고 빠지는' 수법으로 사이트의 개설과 폐쇄를 반복하기 때문에 교묘하게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고 있다. 불법도박에 대한 감시와 경계 기능이 강화되고 있지만 불법 스포츠베팅 사이트 해지 및 차단율은 떨어지고 있는 추세. 스포츠토토에 따르면 2009년 5,295건의 신고 중 4,628건의 접속차단 및 이용해지가 이뤄져 차단율 85.8%를 보였다. 그러나 2010년에는 7,951건의 신고 중 2,897건만 잡아내 차단율이 36.4%에 불과했다. 스포츠토토 관계자는 "도박사이트 신고를 하면 방송통신 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는 기간이 긴 편이다. 운영업자들이 짧게는 2, 3개월 만에 사이트를 폐쇄하고 옮기기 때문에 단속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차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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