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기계에 손가락 잘린 둘리가 살던 곳…벼려진 궁상으로 현실을 찌르다
아마 지금보다 더 성공하더라도 부자가 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화가 최규석(35)은 자신의 입으로도 "돈을 피해 간다"는 말을 자꾸 하며 웃는다. 신문에 연재한 뒤 한 권의 단행본으로 묶어낸 <습지생태보고서> 는 2월 초 기준으로 12쇄를 찍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하지만 연재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업고 중간에 책으로 엮자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고 그는 주저했다. 아마 그때 바로 냈더라면 지금보다 더 쏠쏠한 돈벌이가 됐을지 모른다. '정치의 해'라는 올해 그의 솜씨 좋은 사회비판 의식을 녹여낸 정치 관련 만화라도 한 권 내놓으면 '대박'일 거라는 감이 누구에게나 온다. 그런데, 정작 그는 수년 전부터 말만 하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공단지역 노동운동을 다룬 첫 장편 연재를 준비한다고 하지 않나. 습지생태보고서>
<습지생태보고서> 에서 작가 자신이 모델인 최군이 어느 날 새 티셔츠, 벨트, 바지를 빼 입고 반지하 동거인 4명 앞에 나타난다. 평소와는 달리 월세 한 달치쯤 되는 옷 값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야기하고, 병원 갈 돈이 없어 이가 아파도 죽 먹으며 참는 친구에게 그런다고 '썩은 이가 도로 아무냐'며 타박한다. 변신의 이유는 그에게 매달 100만원의 원고료가 들어온 것이다. 당연히 '너 이상해졌다'는 소리가 돌아온다. 그러자 마음 약해진 최군, 원고 계약서를 슬며시 꺼내 보며 '나 부자 되면 안 되겠다'고 다짐하듯 말한다. 습지생태보고서>
국내 젊은 만화가 중 단연 주목 받는 그는 불과 몇 년 전까지 자신의 생활이었고 작품의 중요한 모티프인 '가난'과 '궁상'에서 별로 벗어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아니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최규석'이라는 이름을 한국 만화계에 회자하게 만든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를 시작으로 그의 작품들이 잉태된 곳은 바로 이 '가난'이라는 자궁인지 모른다. 도발적으로, 배배 비꼬아 가며, 때로 유쾌하게 전복해 사물과 사태와 사건과 사람을 새롭게 해부하는 그의 감성은 특별하다. 그 감성은 몸에 밴 궁상,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궁상의 조건에 그가 짓눌리지도, 외면하지도 않기 때문에 더욱 예리하게 벼려진 것인지 모른다. 공룡>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최규석의 둘리가 사는 곳은, 둘리 만화가이자 최규석의 고향(경남 진주) 선배인 김수정이 설정한 단독주택이 아니다. 경기 수원시 화성 옆 화서동 주공아파트다. 둘리가 세상에 얼굴을 내밀고 20년이 지났으니, 그 동안 '아파트 공화국'이 된 이 나라 국민의 극히 정상적인 주거 변화라고나 할까. 그곳은 오마주된 둘리의 삶의 무대이자, 그 둘리가 탄생한 공간이다. 지금의 벽산 블루밍 푸른숲 아파트 단지로 환골탈태하기 3년 전인 2003년, 그는 상명대 졸업과 함께 천안의 습지 반지하에서 둘리의 거처로 묘사된 이곳으로 둥지를 옮겼다.
수원에 무슨 연고라도 있었나? 없다. 재개발을 앞두고 거주자들이 모두 이주를 했고 철거 시작까지는 아직 몇 달이 남아 있어, 전기도 들어오고 물도 나오는 방 2칸짜리 아파트에 공짜로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동문 만화가의 이모 집이었다. 둘리가 늘 티격태격 싸우던 길동의 아들 철수가 사는 곳으로 그려지는 이 아파트에서, 작가는 '재미있겠다'며 그렸지만 다수의 독자들은 무겁게, 또는 발칙하게 받아들이는 둘리 단편을 완성했다.
'둘리 오마주'는 그가 대학생 시절 수업 과제로 제시된 둘리 패러디에서 이미 줄거리를 완성한 것이었다. 졸업 작품집이 만화 전문 출판사를 한 바퀴 돌고 난 뒤 잡지 영점프에서 전화가 왔다. 그의 작품 중에 잡지에 실을 만한 것을 물었고 그가 이것저것 말하자 그 중 잡지사가 둘리를 고른 것이다. 대학 시절 몇 차례 공모전 수상 경력이 있긴 했지만 하여튼 대학 졸업과 동시에 발표한 이 작품은 단편만화로는 전례가 없다고 할 정도의 주목을 받았다. 둘리 때문에 잡지가 며칠 만에 동이 났다. 해외에서도 주문이 왔지만 재고가 없어 바로 보내지 못할 상황이었다. 만화가들이 술자리에서 잡지를 꺼내 놓고 '둘리 봤냐'며 돌려볼 정도였다.
"패러디는 진중한 것을 가벼운 것으로 만드는 건데, 둘리는 원래 가볍기 때문에 그것을 무겁게 비틀면 재미있겠다고 농담하는 기분으로 했다"는 그가 말하고 싶었던 건 무얼까.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프레스기에 손가락이 잘리자 "이 민증도 없는 새끼! 사고 한 번 칠 줄 알았어!! 당장 나가!!"라는 소릴 듣고 쫓겨 나는 둘리. 매춘부로 전락한 또치. 사람 때리고 경찰서에 붙들려간 희동이를 빼내느라 외계인 연구가에게 돈 받고 팔려가는 도우너, 도우너를 팔아 넘기는 철수. 도대체 인간(?)답게 '살 만'하지 않은 현실에 대한 섬뜩한 고발이다. 그는 '정의가 무엇인가'라고 점잔 빼고 물으려 하지 않는다. 현실은 이렇게 정의롭지 않은 일로 가득하다고 스트레이트로 말한다.
그의 첫 중편이자 2010년 한국출판문화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받은 <울기엔 좀 애매한> 의 무대는 경기 부천시 원미구다. 이곳은 작업 공간으로 삼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있어 작가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양귀자의 <멀고 아름다운 동네> 에서도 한참 색이 바랜 오래된 가난과 두산 위브ㆍ리첸시아가 상징하는 신흥 부가 교차하는 곳이다. 멀고> 울기엔>
미술학원을 무대로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10대들의 고민을 다룬 이 만화에서도 불의에 대한 고발이 어김없이 눈에 띈다. 작가의 미술학원 강사 경험이 바탕이 된 이 만화에서 학원 원장은 강사에게 그림에 별로 관심이 없는 중학생이 카툰 공모전에 입상하도록 그림 작업을 도와주라고 한다. 사실상 그림을 그려주라는 얘기다.
"카툰이 뭔지도 모르는 애한테 하루 만에 어떻게 그림을 뽑아요."(강사) "아이디어 몇 개 제시해서 고르라 그러고 스케치 봐주고 채색 봐주면 간단하죠. 그게 뭐 별일이라고."(학원장) "저보고 대신 그리란 애기밖에 안 되잖습니까?" "요즘 공모전에 학생 그림 보내는 학원 없어요. 차라리 안 내면 몰라도." "그, 그러면 학원 안 다니는 학생들이 너무 불리하…" "정 선생 월급 누가 줘요?"
가정형편 때문에 헌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어렵사리 학원 다니는 원빈과 함께 짜장면을 먹던 책방 주인은 침을 튀겨가며 '미친 자본주의'를 성토한다. "돈이란 거, 많이 벌면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거 같지? 아냐, 벌면 더 벌기 위해 더 바빠져. 신분이 상승할수록 그 신분에 걸맞은 삶을 유지하기 위해 지출은 더 늘어나거든. 그게 자본주의야. 인간을 돈의 노예로 만드는 것…."
"관심이 얼마나 가느냐의 문제다. 윤리적인 문제를 그릴 때 가장 열심히 생각하게 된다. 사람들이 선택에 놓이는 상황 같은 것들이 작품을 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이다." 도처에 널려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일상이고 삶이 된 이런 현실이, 매사에 진지하며 이성의 힘을 극도로 신봉했고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으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폼 난다고 인식하고 매체들이 끊임없이 강조한 것들을 경멸한 감수성 예민한 작가에게는 창작의 자극제였다.
인간은 이중적이고 속물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불의의 어떤 부분을 어찌할 도리가 없다고 작가가 인식한다는 점이다. 적어도 많은 부분에서 작가는 그것이 인간의 이중성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인간은 누구나, '바른생활맨'이던 작가 자신까지 포함해, 속물 근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맞게 의식과 행태가 돌변하고, 감당 못할 상황에서는 눈 질끈 감고 도망칠 줄도 안다.
<울기엔 좀 애매한> 에서 천박한 자본주의를 욕하는 헌책방 주인은 원빈의 몇 푼 안 되는 아르바이트비를 떼먹으려는 위선자다.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에서 해부대 위에 놓일 도우너를 구하지 못하는 둘리가 혼자 술 마시며 풀어내는 넋두리는 이렇다. "그러니까 내가 아주 좆 같은 놈이라 그거야. 친구는 누군지도 모르는 놈들한테 끌려갔는데 난 지금 술이나 푸고 있다 그거지. 다 위선이야." 공룡> 울기엔>
작가의 최대 히트작 <습지생태보고서> 는 유머러스하게 이런 관점으로 일관하고 있는 단편 연작집이다. 첫 화 '의태(擬態)'의 내레이션 '하위종의 남루함을 자랑으로 여기지는 않지만 딱히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어찌 보면 은근히 즐기는 듯도 한 뻔뻔함과 뒤에서나마 구시렁거릴 줄 아는 비판의식도 갖춘 편이다. 허나 전반적으로 일관된 서식 양태를 보여주는 듯 하다가도 이종으로서의 의태가 가능한 상황하에서는 순간적으로 행동 양식이 돌변하기도 한다.' 습지생태보고서>
'현장체험학습'에서 최군은 비즈니스클럽 룸에 '짝'으로 맥주를 배달하는 아르바이트 청년으로 나온다. 속옷 차림의 접대부 아가씨가 음악에 맞춰 테이블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잠시 후 술집 가게 밖에서 울며 통화하는 아가씨. "응 엄마야. 술 별로 안 먹었어. 좀만 더 있으면 같이 살 수 있어. 그러니까 학교 빠지지 말고." 그 소리를 외면하는 최군을 두고 작가는 '타인의 슬픔을 피해 달아나는 빠른 발걸음이 있다'고 꼬집는다. 이중생활을 하는 다른 술집 아가씨의 인생상담에 응해주면서는 '나도 내 꿈만 바라보며 달리기에도 벅찬데 왜 다들 나에게만 나타나는 걸까? 며칠 전엔 금방 잘린 듯한 손목을 한 동남아 노동자가 그 많은 사람들을 두고 내게로 달려 왔었거든. 지금 와 봤자 난 아무것도 못해 주는데 왜 하필 나한테'라며 타인의 고통에 대해 노골적인 불편을 감추지 않는다.
"출세해서 '위너'가 된다거나 그런 감정을 죽이라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면 사람들은 너무 힘들 것이다. 인간이라는 게 복합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의 데생에 감탄해가며 페이지를 넘기던 독자들은 이중적이고 지극히 속물적인 자기자신과 만나며 가슴 뜨끔할 수밖에 없다.
만화는 시트콤 같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이중적인 인간의 모습을 확인하더라도 최규석의 만화를 보며 울기엔 참 애매하다. 그의 만화는 사람을 자학하게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일급 시사만화가의 풍자만화가 가진 메시지에 뒤지지 않을 사회비판 의식을 전하면서도 그의 만화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습지생태보고서> 의 '팔이 잘려 본 사람은 손가락 잘린 사람을 위로하지 못한다'편에는 술자리에서 집안 사정이 안 좋아져 집 팔고 아파트로 옮겼다며 괴로워하는 친구, 아버지가 사업이 어려워져서 자동차 휘발유값을 못 대 준다고 머리를 싸매는 친구가 나온다. 그 친구 앞에서 최군은 6개월 동안 밥에다 간장만 비벼 먹었던 적도 있다며 위로하려 했지만, 태풍 부는 날 지붕 날아갈까 봐 잡고 있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옆자리의 다른 친구는 분노를 폭발하고 만다. 참 애매하다, 울기도 웃기도. 습지생태보고서>
자신의 만화가 '사회비판적'으로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건 "한국 대중문화에서 그런 부분이 너무 표백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사회문제를 다루는 것은 재미없다고 생각하고, 사회문제를 다루면 재미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한국 문화예술계의 통념이 그는 "마음에 안 든다"고 했다. "'심슨네 가족들' 같은 미국 만화를 보면 사회적인 문제 제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데 그런 식으로 사회문제를 다뤄도 재밌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만화는 결국 시트콤 같아야 하고 내 만화도 최종적으로 시트콤을 지향한다."
최규석은 국내 대중문화 창작물들이 대부분 영웅담이라고 말한다. 황우석, 심형래에 열광하는 것도 그들이 기다리던 영웅형 인간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해석했다. 초인의 캐릭터가 나타나 상황을 끌고 가기 때문에 감정의 흐름이 다 똑같을 수밖에 없다. 한국의 드라마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뭘 해야 할까'를 시종일관 고민하지만 '미드'를 보면 사랑을 지키기에 앞서 이게 사랑이 맞느냐는 질문부터 던지는 게 다르다고 한다. "세상을 더 촘촘하게 잘라서 보여주려는 노력이 없다. 그런 내러티브들을 떠나서는 재미있는 거 할 수 없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그에게 처음으로 1년간의 고정수입을 안겨 전세금까지 마련하게 해준 <습지생태보고서> 를 책으로 묶어 내며 작가는 후기에 이렇게 썼다. ' <습지…> 는 나의 생각과 행동이 변했다고 느껴지면 그것이 통장의 잔액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다.' 웹툰 일색인 한국 만화가 만일 장래에 외형이나 내실에서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든든해진다면, 그것은 예술가이면서 마치 지사(志士)를 꿈꾸는 듯한 최규석의 작업에 빚지는 몫이 적지 않을 듯 싶다. 습지…> 습지생태보고서>
김범수기자 bskim@hk.co.kr
■ 최규석 "4대강 홍보만화 청탁도 받았는데 거절했다"
'만화학과 부동의 1등으로 만년 장학생. 3대째 내려온 가난 때문에 온몸에 궁상이 배어 있다. 입만 열면 청산유수 사회 현실을 비판하고 사회 모순을 지적한다. 쪼잔하다는 말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자격지심을 내비치는 것이 약점이다.'
<습지생태보고서> 의 주인공 최군의 프로필처럼 최규석은 자신의 작품 곳곳에 모델로 등장한다. <울기엔 애매한> 의 만화가 지망생 원빈도 그렇다. 원빈은 남들보다 한참 늦게 고3이 돼서야 미대 입시를 위해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다. 이혼한 뒤 분식점을 운영하며 생활에 쪼들리던 어머니가 고민 끝에 술김에 내린 결심이었다. 아들의 재능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작가는 미술학원을 다니던 학교(창원 중앙고) 친구가 어느 날 술에 취해 나타나 "너는 미술학원 다녀야 한다"며 끌고 가는 바람에 학원을 다니게 됐다고 한다. 울기엔> 습지생태보고서>
-만화를 전공한 계기는.
"미술학원을 가지 않았더라면 아마 만화가가 안 됐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 만화 동아리 활동을 하긴 했지만, 왠지 멋있어 보여 소설도 한 번 썼고 국문과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친구 손에 끌려서 학원에 가서 다른 애들 그림 그리는 걸 보고 '나라면 더 잘 그릴 수 있는데' 하는 마음이 확 생겨버렸다."
-작품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그냥 평범하게 책 읽고 TV 보고 생활하면서 어느 순간 느끼는 자기감정을 잘 관찰한다. 그 느낌을 역추적한다. 그런 과정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감정이 나온다. 그것을 어떤 식으로 전달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사건이 중요하고 재미있으면 모든 게 다 될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감정의 전달이 중요하고 감정이입의 캐릭터가 중요하다."
-만화가로서의 목표는.
"최대한 적게 일하는 만화가가 되는 게 당초 목표였다. 시골 동네에 '잘 나가는' 만화가 형이 있었는데 1년에 하루 3시간씩 자고 일 하더라. 저렇게는 안 돼야지 하며 설렁설렁 일하는 만화가로 지금까지 10년을 살았다. 그런데 인생의 얼마 동안은 수명을 깎아 먹으며 일하는 만화가로 지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는 중이다."
-요새 한국 만화판은 어떤가.
"1990년대 후반 이후 만화잡지 등이 사라지면서 오프라인 만화계가 거의 초토화했다. 그런 만화판을 살려낸 것이 인터넷 포털의 웹툰이다. 게임업체 같은 데로 가던 젊은 작가들 중에 만화 그리겠다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하지만 웹툰은 과거 잡지 시절처럼 될성부른 신인을 밀어주는 편집자의 역할이 약하다. 작가가 알아서 살아 남아야 한다. 심하게 말하면 포털이 흔들리면 만화산업 붕괴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사회문제 관심 많은데 정치 만화에 관심 없나.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에서 정책자료집 삽화 청탁 받은 적이 있지만 거절했다. 젊은 작가들이 성향이 다들 비슷비슷하니까 그때 그 청탁이 돌고 돌더라. 2년여 전쯤엔 4대강 홍보 만화 그려달라는 청탁도 있었는데 거절했다. 했더라면 독자들이 가만 있겠나. 하지만 정치 관련 교양학습 만화나 진화생물학을 다룬 만화를 그려보고 싶은 욕심은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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