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7일 미네소타, 미주리, 콜라라도 등 3개 주에서 실시된 경선에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전승했다. 1월 초 아이오와 승리 이후 침묵했던 샌토럼이 새로운 모멘텀을 얻었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플로리다, 네바다의 승리로 탄력을 받은 대세론을 이어가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샌토럼은 미네소타 코커스(당원대회)와 미주리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각각 45%, 55%를 득표해 롬니에 대승을 거뒀다. 콜로라도 코커스에서는 롬니와 시소게임을 하다 의외의 승리를 했다. 론 폴 하원의원은 미네소타에서 2위,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콜로라도에서 3위를 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샌토럼은 이날 승리로 깅리치보다 경쟁력 있는 보수진영 후보로 올라설 기회를 잡았다. 공화당 전략가 포드 오코넬은 "샌토럼이 반 롬니 단일후보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토럼은 지지자들에게 "나는 롬니의 보수 대안후보가 아니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맞설 보수진영 대안 후보로 여기에 서 있다"며 기세를 폈다. 그러나 이번 승리는 샌토럼이 경선을 계속할 모멘텀을 얻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온다.
샌토럼이 보수적인 3개 주에서 선거운동을 집중한 것과 달리 롬니는 미주리에서 아예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 등 이번 경선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롬니 측은 "대세론에 타격을 입지 않았다"며 결과를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NBC방송은 "대세론을 타고 있는 롬니가 도전자들에게 자신을 앞설 기회를 제공했다"고 롬니의 패배에 초점을 맞췄다. 의회전문지 힐은 "롬니가 중서부 지역 유권자의 마음을 여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롬니는 28일의 애리조나와 미시간 경선에서 강세를 보여 대세론을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날 경선에 배정된 대의원수는 모두 76명(미네소타 40명, 콜로라도 36명)으로 득표율에 따라 배정된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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