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경제계의 거물인 에버그린그룹(長榮集團) 창업자 장룽파(張榮發ㆍ84ㆍ사진) 회장이 자신의 모든 재산을 사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장 회장은 7일 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재산을 자선단체에 내놓겠다”며 “내 자녀는 먹고 살 만한 지분을 갖고 있으며 만약 더 갖고 싶다면 열심히 일해 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그러나 자신이 기부할 모든 재산의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11년 장회장의 재산 규모가 500억대만달러(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 적이 있다. 에버그린그룹은 세계 10대 해운선사 가운데 하나인 에버그린을 비롯해 에바항공과 다수의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장 회장은 인터뷰에서 “나는 업보와 응보를 신봉하는 사람”이라며 “돈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며 재산은 머무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생애에서 성공한 것은 내가 지난 생애에 뿌린 선행의 유산”이라며 “사회에 대해 겸허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인생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진정한 부는 남을 도와줄 수 있고 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것”이라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행복에 대한 그만의 해석도 제시했다. “돈은 개인이 독점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그는 “많은 사람이 돈이 많으면 부자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그 과정의 철학이 진정한 행복이며 많은 돈을 버는 데서 얻는 행복은 잠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대만 독립을 앞세운 야당 민진당의 차이잉원(菜英文) 후보를 지지하던 기존 입장을 바꿔 막판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 후보 지지를 선언함으로써 대만 대기업 경영자들과 중국 진출 기업인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장 회장의 사후 재산 기부는 1985년 설립된 장룽파 재단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대만 언론들은 보도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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