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될까.
손해보험사들이 사상 최대 순익을 거두면서 자동차보험료를 4년 만에 인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손보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한 편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작년 9월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토대로 1.9% 가량 보험료 인하 여력이 있다는 내용을 지난달 금융감독원에 전달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겨울철 교통사고 증가로 손해율이 높아졌을 걸로 추정되고, 주행거리에 따라 할인해주는 마일리지보험 출시로 보험료 인하 여력이 축소됐다”며 “보험료 인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손보사들의 막대한 이익을 감안할 때 보험료 인하 압박을 비껴가긴 쉽지 않아 보인다. 작년말(회계연도 기준 3분기 말)까지 삼성화재(5,685억원)를 비롯해 6개 대형 손보사의 순익(1조5,132억원)은 전년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막대한 순익을 내고도 보험료를 안 내리느냐”는 비판 여론이 따가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부가 물가 억제를 위해 보험료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손보사들이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만약 이번에 보험료를 낮추게 되면 2008년 8월 1.2~3.1%를 내린 이후 약 4년 만에 첫 인하다.
관건은 중소형 손보사다. 삼성화재를 비롯한 대형 손보사들은 인하 여력이 충분하지만, 손해율도 높고 실적도 좋지 않은 중소형 보험사들은 자칫 적자에 빠질 수 있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중소형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에 결사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과 중소형 보험사 사이에 끼여 상당히 난감한 처지”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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