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꼬꼬면' 출시 이후 거세게 불어 닥친 '하얀 국물' 경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이마트가 하얀국물 라면 시장에 뛰어든 것이지요. 이마트가 단독으로 하는 건 아니고 식품업체 오뚜기와 손 잡고 신제품(사진)을 만들었는데 9일부터 시판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마트 상표를 단 'PB(Private Brand)제품'이지요.
이마트는 6개 월 전부터 하얀 국물 라면 개발에 공을 들였고 일부 매장에서 시험판매도 시작했습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8월 하얀국물 라면 출시 후 후발주자였던 오뚜기에 사업을 제안했다"며 "오뚜기의 기술력과 이마트의 판매망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하얀 국물 라면 시장은 ▦꼬꼬면(한국야쿠르트) ▦나가사키 짬뽕(삼양식품) ▦기스면(오뚜기) 등이 경쟁하는 구도입니다. 하지만 '유통거인'인 이마트가 뛰어들면서 식품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마트에 노골적 반감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라면회사들이 오랜 노력 끝에 하얀국물 시장을 만들었는데, 대형마트가 PB상품을 통해 '무임승차'를 한다는 것이죠. 한 업계 관계자는 "이건 대형 유통사의 횡포"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실제로 대형마트는 매장내 상품진열이나 판촉활동 등에 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PB상품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기존 하얀 국물 제품들은 뒤로 밀릴 수 있는 상황이지요.
이마트가 뛰어든 이상 다른 대형마트의 가세도 시간 문제입니다. 실제로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도 PB상품 형태로 하얀 국물 라면 시장 진출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생산업체가 오뚜기라는 것인데요. 이미 기스면을 내놓고 유명 아이돌 스타를 내세워 광고까지 하는 마당에 왜 비슷한 상품을 내놓았냐는 겁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선두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후발업체들이 흔히 쓰는 동시다발적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뚜기 관계자도 "이마트와 손잡고 나올 신제품은 기스면과 맛이 거의 비슷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끌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라면회사에 모든 대형마트까지 가세한 하얀 국물 라면 시장. 이쯤되면 하얀 국물이 아니라, 하얀 전쟁터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 싶습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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