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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신비 호수 '보스토크' 30년 만에 모습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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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신비 호수 '보스토크' 30년 만에 모습 드러냈다

입력
2012.02.0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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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얼음 3,700여m 아래에 있는 신비의 호수 보스토크호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러시아 남북극연구소(AARI) 연구원들은 30년 이상 남극 보스토크 기지 아래 얼음을 시추한 끝에 6일 보스토크호 수면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과학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학계는 이번 탐사를 외계 행성 발견에 비유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수천만 년 동안 지구 환경과 단절됐던 거대 담수호가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생명체 발견에 대한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면적이 약 1만4,000㎢에 달하는 보스토크호는 급격한 남극의 기후 변화로 인해 두꺼운 얼음층 아래 호수가 갇힌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만약 이 같은 극한 환경 속에서 생명체가 사는 것이 확인될 경우 환경이 비슷한 화성이나 목성의 생태계 비밀도 캐낼 수 있게 된다. 또 수천만년에 걸친 지구 기후변화의 역사를 알아내는 데도 큰 공헌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은 시추공을 통해 호수의 얼음물을 채취해 분석할 예정이다.

30여년에 걸친 보스토크호 탐사에는 역경이 많았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인 1970년대부터 고생대 기후 연구를 목적으로 남극 얼음 시추 작업을 했다. 그러다 1996년 영국 학자들의 도움으로 얼음 밑에서 거대한 호수를 발견, 기지 이름을 따 보스토크호라 명명하고 본격적인 탐사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1998년 호수 오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호수 표면까지 130m를 남겨둔 상황에서 굴착을 중단했다. 2000년 러시아 학자들이 오염을 줄이는 굴착기술을 개발했으나 남극협약 회원국들이 기술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 시추 작업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2004년 덴마크 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이 기술이 거의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2006년 작업이 재개됐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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