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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작가 김려령 신작장편 '가시고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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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작가 김려령 신작장편 '가시고백' 출간

입력
2012.02.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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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도둑 소년이 독백에서 고백으로 가는 여정입니다."

지금까지 6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소설 <완득이> 의 작가 김려령(41)씨의 신작 장편 <가시고백> (비룡소 발행)이 나왔다. 심성은 맑지만 도벽이 있는 해일과 부모의 이혼에 따른 여진을 겪고 있는 지란, 고등학교 한 반 친구 사이인 이들이 다른 급우들과 우정을 나누면서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고 치유 받는 과정을 그린 김씨의 7번째 작품집이다.

소설은 해일이 짝꿍인 지란의 전자수첩을 훔치는 장면을 긴장감 있게 묘사하면서 출발한다. 평소처럼 능숙하게 인터넷 직거래로 장물을 처분하면서도 해일은 오랜 악습을 끊지 못하는 스스로를 책망한다. "나는 도둑이다"라고 되뇌며. 지란은 난감하다. 늘 서먹했던 새아버지와 가까워질 마음에 용기를 내서 그가 아끼던 물건을 빌린 것인데. 안 그래도 심사가 복잡한 그녀에게 친아버지는 제 딴엔 딸에 대한 애정 표현이라며 시도 때도 없이 자기 집에 들를 것을 종용한다. 외도로 가정을 파탄 내고도 친딸과 전처에게 집착하는 그에게 지란은 분노를 느낀다.

해일이 우연한 계기로 식용으로 팔리는 유정란을 병아리로 부화시킬 결심을 하면서 이야기엔 탄력이 붙는다. 이 엉뚱한 실험에 지란과 속 깊은 욕쟁이 진오, 해일을 짝사랑하는 반장 다영이 호기심을 가지면서 데면데면하던 이들 사이에 우정이 싹튼다. 그러던 어느 날 해일과 진오는 지란의 충동적 부탁을 받고 그녀의 친아버지 집안에 '테러'를 가하는데, 이 와중에 발동한 해일의 '손버릇'을 진오가 목격하고 만다.

신뢰의 위기에 처한 해일이 그간 감춰온 잘못을 솔직히 털어놓을 용기를 내고, 친구들도 버겁게 그 고백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 대단원은 독자의 마음을 울릴 만하다. 술술 읽히는 흡인력 강한 이야기, 후반부로 갈수록 생동감을 더하는 인물들이 최근 청소년문학 분야의 블루칩 작가로 꼽히는 김씨의 이름값을 해낸다.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씨는 이 소설의 주제가 '고백'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제목 속 '가시'는 스스로를 찌르는 원죄를 뜻합니다. 뽑아내지 않으면 곪아터지는 것, 정체성을 흔들 만큼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죠. 그 치유법은 고백입니다. 하지만 고백은 혼자가 아니라, 용서하고 받아들일 상대가 필요합니다."

'계란 인공 부화'라는 기발한 설정을 작품에 배치한 것 역시, 그것이 작가 김씨의 실제 경험이기도 했지만, "고백이란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져 수정(受精)돼야 하는 일"임을 강조하고 싶어서였다고 했다. 이 소설은 그러니까 "혼자 아파하지 말 것"을, 설령 용서 받지 못할지라도 고백하는 용기를 내볼 것을 청소년들에게 당부하는 작가의 문학적 메시지로 봐도 무방하겠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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