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A씨는 작년 3월 한 소셜커머스에서 의류 50만원어치를 살 수 있는 상품권을 50% 할인된 가격(25만원)에 구입했다. 그런데 일이 워낙 바빠서 상품권 유효기간(90일)인 6월까지 의류매장에 갈 수 없었다. 소셜커머스 업체에 사정을 설명했지만, “유효기간에 대해 충분히 알렸으므로 환불해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25만원을 고스란히 날린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A씨처럼 유효기간 경과로 못 쓰게 된 쿠폰은 전체 발행량의 6~12.6%에 달한다. 지난해 소셜커머스 전체 매출 1조원(추정) 중 공산품을 제외한 쿠폰 판매가 절반이라고 가정하면 300억~630억원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5월부터는 아무런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고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불공정 관행이 사라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통상 3개월의 유효기간이 지나면 일체의 사용과 환불을 금지하는 티켓몬스터, 쿠팡, 그루폰,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소셜커머스 업체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토록 했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유효기간이 지난 쿠폰도 액면가의 70%를 포인트로 환불 받을 수 있으며, 포인트는 6개월간 사용이 가능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유효기간 안에 사용하지 못한 소비자의 책임을 인정하더라도 한 푼도 돌려주지 않는 것은 과도하다”며 시정조치 이유를 설명했다. 새 약관은 사업자별 시스템 구축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할 때 2~3개월 후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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