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의 방미(14일)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패권외교를 확대해 배타적인 지역질서를 만들고 있다고 쏘아붙이고 중국은 화평굴기(和平崛起)를 앞세워 방어 논리를 펼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에 따르면 2008년 미 대선에 출마했던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48차 뮌헨안보회의 둘째날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굴기'란 주제의 포럼에서 최근 중국 쓰촨(四川) 티베트자치주에서 종교자유를 요구하며 티베트 승려들이 잇따라 분신하는 사건을 언급하고 "'재스민 혁명'의 불길이 중국에서 번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핸드폰을 들어 보이며 "중국에 이 같은 통신장비가 존재하는 이상 재스민 혁명의 열기를 중국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매케인 의원의 직설적인 발언에 중국 대표들은 표정이 경직됐고 회의장에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런민르바오는 전했다.
중국을 대표해 세미나에 참석한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이 곧바로 반론에 나섰다. 장 부부장은 "중국은 재스민 혁명이 발발한 북아프리카 및 서아시아와 정치체제나 사회구조 등이 천양지차로 다르다"며 "최근 민간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가에 대한 중국 국민의 만족도는 70% 이상이며 이는 30년에 걸친 개혁개방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장 부부장은 "중국의 이 같은 변화를 실감한다면 중국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환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중국이 인권 등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을 때마다 꺼내는 내정간섭 문제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장 부부장은 이란 제재 및 시리아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의 동참을 요구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공세에 대해 "중국은 역사적으로 외부세력에 압박을 당했던 국가로 외부세력이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따라서 중국은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케인 의원은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다만 중국에서 자유와 민주선거 실시 등 여러 방면에서 많은 진전이 이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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