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리스 정부와 정치권은 국제사회가 2차 구제금융 제공 조건으로 내건 추가긴축조치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지만 극심한 이견을 보이며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여기에 그리스 양대 노총이 '국제사회의 요구는 가혹한 것'이라며 7일 24시간 총파업을 단행키로 하면서 그리스 정국은 다시 혼돈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는 5일(현지시간) 사회당, 중도우파 신민당, 극우정당 라오스 등 3개 정당 지도자들과 만나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의 구제금융 제공 조건에 대해 5시간 넘게 격론을 벌였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트로이카는 그리스 정부에 1,300억유로(약 190조원) 규모의 2차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지출 1.5% 삭감, 민간 부문 최저임금 20% 삭감, 연금 추가 삭감, 공무원 감원 확대,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을 요구한 상태다.
안토니오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는 "그리스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요구하고 있어 모든 수단을 다해 막겠다"고 했고 게오르게 카라차페리스 라오스 대표도 "그리스 국민을 모욕하는 개혁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리스 정치권이 최종 합의에 실패하면 다음달 20일 만기 도래하는 145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갚지 못해 그리스는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스 정부와 정치권은 7일 다시 만나 논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지만 EU 등은 마감시한을 이미 넘겼다며 구제금융 조건을 즉각 수용하라고 그리스 정부를 압박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6일 파리에서 공동내각회의를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 트로이카가 요구하는 이행사항을 준수할 것을 그리스에 촉구했다. 양국 정상은 또 그리스 국채 이자지급을 보증하는 특별계정 설치를 제안했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회의 의장도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개혁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구제금융은 없다"며 "그리스는 3월에 파산을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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