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85) 2세 영국 여왕이 6일(현지시간)로 즉위 60년(다이아몬드 주빌리)을 맞았다. 영국 군주로서 이 같은 즉위 기간은 빅토리아 여왕의 64년(1837~1901년)에 이어 두 번째 최장수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남편 필립공과 케냐를 여행하던 중 아버지인 조지 6세가 숨지면서 1952년 2월 6일 왕위를 물려받았다. 2015년 9월이 되면 최장수 재위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재위 기간 중 116개국을 방문했으며, 이 기간중에 영국과 미국에서는 각각 12명의 총리와 대통령이 교체됐다. 교황도 비오 12세부터 베네딕토 16세까지 6명이 바뀌었다.
115년 만에 사상 두 번째 ‘다이아몬드 주빌리’를 맞은 영국은 축제분위기다. 3일 여왕의 기념 식수로 시작된 다이아몬드 주빌리 행사는 10월까지 이어진다. 런던타워와 하이드파크 등에서는 축포가 발사되고 기념행사를 알리는 전용 사이트(www.thediamondjubilee.org)도 개설됐지만, 본행사는 대관식이 열린 6월 집중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수백만 시민에게 점심이 제공되고, 수백척의 호위선이 템스강에서 퍼레이드를 여는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7월 개막하는 런던올림픽과 맞물려 초대형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대외 분위기와는 달리 영국 왕실은 위상 추락 상황에 직면해 있다. 여왕 재위 기간 왕실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애정이 식은 탓이다. 여기에는 왕위 계승자인 장남 찰스 왕세자의 전 부인 다이애나의 죽음이 주요인이 됐다. 여왕 개인적으로도 국민의 사랑을 받던 다이애나의 죽음에 대해 대중들과 교감을 나누지 않아 “냉정하다”는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특히 이 같은 여왕의 태도가 영화 ‘더 퀸’으로 제작되고, 2006년에는 이 작품이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쥐면서 왕실에는 치명타가 됐다. 또 왕실의 자녀들의 이혼도 언론의 조명을 받으면서 왕실의 이미지 하락을 부채질 했다.
그러나 이런 왕실 분위기는 지난해 4월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가 결혼하면서 반전을 꾀하는 분위기다. 왕실에 대한 국민 관심이 회복 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또 여왕이 격동의 시절을 헤쳐온 것은 남편 필립공의 지지가 한몫 했다. 여왕의 손자인 해리 왕자는 BBC 다큐멘터리에서 “할아버지가 없었다면 할머니가 지금처럼 일을 해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필립공을 치켜세웠다. 올해 90세인 필립공은 최근 가슴 통증으로 병원에 이송돼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재위 중 받은 지지와 격려에 감사하다”며 자신의 임무에 더 헌신할 것을 약속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