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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평창올림픽 철도 플랜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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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평창올림픽 철도 플랜 어디 갔나

입력
2012.02.0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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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올림픽을 위한 철도교통 SOC 사업이 산으로 가고 있다. 정치인 목소리 따로, 올림픽 조직위 책임자 발언 따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분명한 사실은 인천공항에서 평창까지 68분에 도달토록 하겠다는 철도계획은 온데간데없어졌다는 것이다. 거짓말 잔치 속에서, 고속화 철도가 아닌 저속철도의 길로 점점 느려지고 있다. 노선도 최악, 역사 입지도 제 멋대로, 자꾸 안 되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

처음엔 서울-원주-강릉 간 복선철도가 가시화하면서 광역 철도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었다. 그러나 유치열기가 식자마자 68분 얘기는 사라지고 이상한 논리가 등장하고 있다.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는 안은 인천공항철도와 중앙선을 활용하는 안이다.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는 광역철도망 노선선정이다. 얘기인즉슨 이렇다. 외국 관광객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내려 한참을 걸은 뒤 기존 인천공항철도를 타고 53분이나 걸려 서울역에 도착 한다. 다시 15분을 걸어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25분 걸려 청량리역에서 원주행 열차를 타고 서원주역까지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그러고 나서 원주-강릉 간 고속화 철도를 탄다. 이것은 아무리 빨라도 50분이 소요 된다. 총 4시간이상이 족히 걸린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대관령에서 강릉으로 직결시키지 않고 구정면을 거쳐 굽은 노선으로 강릉역에 연결시킨다는 소식까지 들리니, KTX 열차가 맘껏 달릴 수 없는 저속노선이 되어가고 있다.

또한 철도역이란 모름지기 도심의 중앙에 있는 게 원칙인데 이것마저 삐걱대고 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중앙역이 있지 아니한가. 그런데 올림픽 철도의 허브역인 서원주역은 도심에서 20분 이상 떨어진 외진 곳에 있다. 원주시 태장동 주민이 서원주까지 가려면 40분 이상이 걸린다. 향후 서울이나 강릉을 가려면, 서원주까지 나가야 한다. 기존 중앙역인 원주역이 폐지되고 서원주역이 중앙역이 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다.

현재 청량리역에서 원주역까지는 시간에 1대꼴로 열차가 다니고 있고 소요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복선으로 완공된다 해도 20분 정도 단축될 것이다. 그러면 뭐하나. 엄청난 돈을 들여 복선으로 이룬 알토란 같은 그 20분을 역이 멀어진 까닭에, 시내교통으로 다 까먹어야 할 판이다.

중앙역 격인 기존 원주역을 없애고 서원주역으로 주 기능을 옮긴 결정에 대해 위정자들은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낙점한 횡성역 입지도 마찬가지 처지다. 횡성읍과 간선도로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으며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어 원주시민이든 횡성군민이든 간에 이용이 매우 불편하다. 횡성역은 원주공항 근처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원주공항근처는 횡성주민이 이용하기에 편하고 원주에 훨씬 더 가깝게 다가감으로써 북원주 주민들도 10분 이내로 접근할 수 있어 서원주역을 가기 위해 우회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철도역 입지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지역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역의 위치가 잘못돼서 시외버스 보다 더 느리게 된다면 큰 낭비다. 지도 한 장 놓고 입지를 점찍는 구태를 버리고 지역주민에게 설문조사라도 해보고 입지선정을 했으면 한다.

평창에 신설될 올림픽역도 이상한 논리를 내세우며 폐지 쪽으로 가닥잡고 있는 중앙정부는 지방사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이런 식으로 철도역 입지를 뒤흔들면, 나중에 수요가 급감하기에 우려를 표하는 것이다.

마지못해 해주는 평창올림픽 철도, 이대로는 곤란하다. 이왕 돈 들 일거라면 제대로 만들도록 해야 한다. 이제라도 역을 다시 정하고 여주 수도권 전철을 횡성까지 연장시켜 노선과 수요를 바로 세운 뒤 고속화 철도로 가게 하는 정도가 필요하다.

홍창의 관동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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