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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34> 거대정당 민주자유당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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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이주일의 小史] <34> 거대정당 민주자유당 탄생

입력
2012.02.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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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2월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함께 단상에 오른 민주정의당 총재 노태우 대통령은 3당 합당과 함께 민주자유당 창당을 선언했다. 개헌 선을 훌쩍 넘는 216석의 거대 여당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앞서 88년 4월 실시된 13대 총선에서 민주진영의 분열로 정권을 잡은 집권 민정당은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해 야당에 정국주도권을 빼앗긴 상태였다.

지역 구도가 공고해지면서 김대중총재가 이끄는 평화민주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제1야당을 차지했고 부산 경남의 통일민주당과 충청 지역의 신민주공화당이 전국을 3분하며 여당인 민정당을 압박하고 있었다.

국민의 계속되는 민주화 요구와 군사정권 청산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위기를 느낀 노태우 정부는 과반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평민당에 합당을 제의했다.

하지만 김대중 총재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민정당은 보수성향인 통일민주당과 신민주공화당에 손을 내밀었고 차기 대권을 향한 지름길이라 판단한 김영삼총재와 내각제 개헌에 대한 꿈을 가졌던 김종필 총재가 이에 화답했다.

3당 합당과 더불어 민주진영의 한 축을 담당했던 통일민주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국민들에게는 처참한 현실이었다.

90년 초 합당과 신당 창당을 결정짓는 당 대회에서"토론하라"고 외치며 분노하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목소리는 외롭기만 했다.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 사실을 용납하지 않았다.

대통령선거를 9개월 여 앞두고 3월 치러진 14대 총선에서 거대여당 민자당은149석 확보에 그쳤다. 민주당이 97석, 그리고 정주영 전 현대 회장이 속전속결로 창당한 통일국민당이 31석을 얻어 원내교섭단체의 지위까지 확보해버린 것이다.

12월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를 누르고 대권을 쟁취한 김영삼 대통령은 내각제 개헌 파동으로 인해 김종필총재가 자유민주연합을 창당하며 민자당에서 이탈하자 95년 12월 당을 신한국당으로 재편했다.

신한국당은 다시 97년 이회창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변경했고 15년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를 누리다가 얼마 전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한국 정당은 정치권의 이합집산으로 인해 그 동안 숱하게 이름을 바꿔 왔다.

잦은 당명 변경은 국민에게 혼란과 피로감을 준다. 이제 오래도록 기억되는 정당을 보고 싶다.

손용석기자 st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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