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 일관성과 논거의 타당성, 글의 통일성의 측면에서 흠잡을 곳이 거의 없는 좋은 글이다.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고민한 후 글을 썼음이 엿보이며, 명확한 자기주장과 그에 대한 뚜렷한 근거가 있는 점이 훌륭하다. 간결한 문장, 정확한 호응관계가 주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점도 좋다.
특히 서론에서 글의 방향을 정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학생은 제시문(기사문)의 내용 그대로가 아니라 그와 관련성 있는 자기 나름의 주제를 뽑아냈는데, 이것을 서론에서 명확히 했다. 동시에 글의 내용과 방향, 논의하려는 사안의 범위를 먼저 제시함으로써 글이 계획적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논점일탈의 가능성도 그만큼 줄였다. 이처럼 자신이 논하려는 바를 서론에서 명확히 설정하면 글을 쓰면서 원래 주장하려했던 바를 모두 언급하고 있는지 글의 방향이 원래 의도를 벗어나지는 않았는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생이 서론에서 제시한 논점은 ▦행사의 의의 ▦핵테러의 발생 가능성 ▦행사규모에 맞는 사안의 중요성 여부 등이다. 학생은 본론과 결론에서 자신이 제시한 문제들에 대해 빠짐없이 논하였으므로 일관성과 통일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주장과 논거도 대체로 적절하다. 핵테러의 발생 가능성에 있어서는 알 카에다 등의 테러집단이 핵무기 보유를 절실히 원한다는 빈 라덴의 말과 현재의 허술한 보안 상태를 실례로 들어 충분히 가능함을 보였다. 또 그들의 손에 핵물질이 들어갈 경우 발생 가능한 세계적 위험을 예측해 그것의 방어를 위한 세계적 차원의 협력과 회의가 필요함을 보였고, 회의 규모만큼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그 회의가 우리의 국익에 미칠 직ㆍ간접적 이익도 타당하게 제시함으로써 자신이 논하고자 한 주제들을 깔끔하게 마무리하였다. 비록 서론에서 제시된 '행사 의의'라는 중요한 논지에 대한 논거만이 결론처럼 처리된 점이 형식의 측면에서 아쉬우나, 각각의 근거들이 구체적이며, 주장과 관련성 깊은 것들이므로 논거의 타당성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주장들보다 핵테러 발생 가능성 측면의 주장이 조금 약하다. 세번째 문단에서 언급한 일본 원전 문제는 그 자체가 핵테러는 아니므로 핵테러 발생 가능성의 논거로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을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핵테러는 핵무기로 테러한다는 의미보다 핵물질을 얻기 위하여 핵시설을 공격하거나, 자신들의 목적달성을 위한 위협 수단으로 핵시설 파괴에 의한 방사능 누출을 꾀하는 테러의 의미가 강하다. 핵테러의 이러한 의미를 먼저 언급한 후 국제관계의 현실주의적 관점을 언급하여 테러 집단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모든 수단을 정당화함을 제시한다면 발생 가능성과 연결시킬 수 있다. 그런 후에, 핵테러 이후의 피해를 일본 원전의 예로 구체화시킨다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방사능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정도는 이 글의 논지와 직접적 관련이 없으므로 삭제해야 한다). 또한 북한의 예도 북한이 처한 상황만으로는 핵테러의 가능성과 직접 연결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만약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의 예를 들어, 자신들의 결집을 위한 도발로 우리의 핵시설을 공격하거나 파괴하는 핵테러를 자행할 개연성이 있음을 제시한다면 핵테러 가능성의 논거로 적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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