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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빌딩에서 물고기를 기른다/ 세계 첫 13층 양식장 '아쿠아 파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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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빌딩에서 물고기를 기른다/ 세계 첫 13층 양식장 '아쿠아 파크' 추진

입력
2012.02.0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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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년 말부터 도심의 빌딩에서 기른 생선을 먹게 될 전망이다. 정부가 서울 도심에 세계 최초로 13층짜리 '빌딩 양식장'을 짓기로 했기 때문이다. 환경오염과 비싼 운송비 등 현행 바다양식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고위관계자는 5일 "내년부터 서울 도심에 지하 4층, 지상 13층 규모의 빌딩 양식장을 짓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상 1~3층에는 홍보관과 함께 양식한 생선을 살 수 있는 판매점, 회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등을 배치해 일종의 '아쿠아 테마파크'로 개발할 계획이다. 또 4~13층에는 실제 양식을 위한 폭 45㎙, 너비 1㎙, 높이 20㎝의 선반식 수조 2,000개가 들어간다. 초기 양식어종으론 넙치(광어)와 강도다리가 검토되고 있다.

대도시 한복판의 빌딩 양식장은 선진국은 물론 세계 어디에서도 시도된 적 없는 최초 사례다. 노르웨이, 포르투갈 등 양식 선진국에서 일부 건물형 양식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단층인데다 해안가에 밀집해 있다.

빌딩 양식장에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다. 대도시는 취수원인 해안과 멀리 떨어져 있어 빌딩 양식장이 제 기능을 하려면 한 번 공급된 해수가 깨끗한 수질을 오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국내 연구진은 '바이오 플락'이라는 신기술을 도입, 바닷물 속의 유기물을 먹어 치우는 미생물을 통해 수질을 유지할 계획이다. 또 2,000개에 달하는 수조 관리에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적용, 사료 공급과 사육량, 양식어 선별과 이송 등을 완전 자동화한다.

정부가 빌딩 양식장 건설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 국내 수산물의 42%(2011년 기준)를 공급할 정도로 양식 규모가 커지면서 각종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해상 양식은 자연재해에 무방비인데다 심각한 해양오염을 유발한다. 또 소비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유통비용 증가와 탄소 과다배출 등의 문제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해양수산개발원에 빌딩 양식장의 타당성 검증을 의뢰했고 이번에 "경제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농식품부는 내년 예산에 빌딩 양식장 건립을 위해 50억원을 배정할 계획이다. 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민간 사업자를 참여시켜 서울 도심에 빌딩 양식장을 시범 건설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매칭펀드' 형식으로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도심 상업부지에 들어서는 빌딩 양식장 건축을 뒷받침할 관련 법령 정비와 일부 기술적 보완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도심 빌딩 양식장은 국내 양식사에 새로운 전기가 될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시범사업이 성공하면 빌딩 양식업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발전시켜 세계 수산물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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