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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엔 온통 스마트폰 일색…'스마트 디바이드' 일반폰 이용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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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엔 온통 스마트폰 일색…'스마트 디바이드' 일반폰 이용자 울린다

입력
2012.02.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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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제품은 거의 없어요. 이제 안 나온다고 봐야죠. 요금 할인은 물론이고, 보조금도 전혀 없습니다. 감안 하셔야 할 겁니다."

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휴대폰 매장. 스마트폰 아닌 일반휴대폰(피쳐폰)에 대해 묻자 매장 점원의 답변은 퉁명스러웠다. 그는 수 십 종의 스마트폰이 전시된 매장 한쪽 구석에서 2개의 일반 휴대폰을 꺼내 보여주며 "이게 전부다. 아마 빨리 (혜택이 많은)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수는 5,330만명(연 인원). 이중 절반이 넘는 3,072만명은 지금도 피쳐폰을 쓰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가지 않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피쳐폰 이용자들 중엔 높은 스마트폰 요금이 부담스러운 저소득층이나 데이터이용이 필요 없는 노인들이 상당수다.

그런데도 이들은 철저히 홀대 받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세가 된 것은 맞지만 수적으로 피쳐폰은 여전히 '다수'인데도, 휴대폰 제조업체나 이동통신사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각 휴대폰 제조회사들이 내놓을 피쳐폰은 총 5종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 스마트폰 그 중에서도 요즘 이동통신사들이 공을 들이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폰은 많을 경우 한 달에도 5종이상이 출시되지만, 피쳐폰은 1년 내내 신제품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피쳐폰 사용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1분기에는 1종만 나올 것"이라며 "그 이후 피쳐폰에 대한 출시 시기는 아직까지 미정"이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올해 피쳐폰 출시는 거의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피쳐폰이 외면 받는 이유는 한가지, 수익 때문이다. 피쳐폰은 어차피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위주일 수 밖에 없는데, 사실 이동통신사들은 이 부문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미미하다 못해 점점 줄어드는 상태다. 그러다 보니 데이터 수입이 보장되는 스마트폰을 갈수록 선호할 수 밖에 없다.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은 단말기 출고가격이 피쳐폰에 비해 20~30% 이상 높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피쳐폰으론 여전히 노키아가 세계 1위지만 누가 지금 노키아를 휴대폰시장의 강자라고 얘기하나"라며 "어차피 대세는 스마트폰으로 간 이상 피쳐폰은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익논리에 피쳐폰 사용자들은 점점 더 설 땅이 사라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스마트폰 요금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저소득층이나, 굳이 무선인터넷이 필요 없는 노인 등 취약계층들이 직접적으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또 어린이들도 마찬가지인데, 주부 이모씨는 "스마트폰을 사주면 인터넷에 빠질 까봐 초등학생 아들한테 일반 휴대폰을 사주려고 했는데 막상 매장에 가보니 고를 만한 휴대폰이 없더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7년째 휴대폰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45) 사장은 "실제 일선 매장에선 피쳐폰을 찾는 사람들도 많지만 소개해 줄 제품이 없어서 솔직히 곤란하고 미안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일종의 '스마트 디바이드(Smart Divide)'현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제품도 서비스도 스마트폰 일색이어서, 피쳐폰 이용자들 그 중에서도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양극화, 소외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차피 스마트폰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더라도 피쳐폰을 일정 정도는 공급하면서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이동통신사들은 노인ㆍ취약계층을 위한 저렴한 스마트폰 요금제를 개발하며 ▦휴대폰 제조사도 단순기능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은 "스마트폰 시대의 새로운 소외계층이 생겨나지 않도록 방송통신위원회의 정책적 지원과 업계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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