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시리아 국민들에 대한) 모든 유혈진압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7일 전했다.
이날 시리아 유혈사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미하일 프라드코프 대외정보국(SVR) 국장과 함께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한 라브로프 장관은 아사드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매우 유익한 만남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아사드 대통령이 새 헌법 초안을 위해 곧 준비위원회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며 "작업은 거의 끝났으며 국가 상황과 관련해 매우 중대한 사안을 결정할 국민투표 일정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사드 대통령은 지난달 현 집권당인 바트당을 대체할 다수 정당체제 출범을 위해 새 헌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폭력을 중단하기 위해 모든 정치세력과 대화해야 한다는 점은 명백하다"며 "오늘 아사드 대통령으로부터 협조할 준비가 돼있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사드가 대화의지가 없는 야권 세력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전 아사드 대통령을 향해 "(시리아 유혈사태와 관련해) 당신도 책임을 자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이에 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의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아사드가 "시리아와 러시아 사이에는 오랜 우호관계가 존재한다"며 "그러나 시리아는 친구에게 짐이 되는 것은 결코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부에서는 아사드 대통령이 자진 사퇴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하지만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사드의 사퇴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아사드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서방의 압력에 반대해 왔다.
러시아의 발 빠른 행보에 중국도 시리아 유혈사태 중재 노력을 고려하고 있다. 류웨이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이 조만간 시리아에 관리를 보내 중재 노력을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방국가들과 걸프국가들은 이날 잇따라 시리아에서 자국 대사를 소환했다. 프랑스 외교부 대변인은 "시리아 정부의 국민 탄압이 계속되고 있어 협의차 대사 소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도 시리아 주재 대사를 소환하기고 했다면서도 현지 대사관은 계속 업무를하며 사태를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도 시리나 주재 대사를 소환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아직 현지 주재 대표단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영국, 벨기에도 자국 대사를 소환키로 결정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7일에도 반정부 거점 도시 홈스를 집중 공격해 민간인을 포함한 20여명이 사망했다.
이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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