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27ㆍ러시아명 빅토르 안)는 "몸 상태가 아직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량을 감출 수는 없었다. 부드러운 코너 워크와 전매특허인 막판 스퍼트까지.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어도 안현수는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안현수가 한국 선수들과 처음으로 맞붙었다. 안현수는 4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1~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5차 대회 남자 5,000m 계주 준결선 2조에서 러시아 대표팀으로 출전했다. 안현수는 컨디션을 고려해 개인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3번 주자로 레이스에 나선 안현수는 3위에 머물던 러시아를 중반 한 때 2위까지 끌어올렸다. 안드레이 막시모프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는 "(안현수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그가 합류해 계주 팀이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계자 모두 좋은 출발을 했다며 기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마지막 주자가 넘어지는 바람에 7분11초800의 기록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한국은 6분5초673으로 1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했다.
안현수의 아버지인 안기원씨는 5일 전화통화에서 "(안)현수가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하더라. 스스로도 성공적으로 첫 경기를 치렀다고 했다. 3월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는 개인전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대표팀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곽윤기(연세대)와 노진규(한국체대)가 남자 1,000m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곽윤기는 3개 대회 연속 우승이다. 1,500m에서는 이정수(단국대)가 올시즌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조해리(고양시청)는 여자 1,000m에서 이은별(고려대)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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