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차비 150원 인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차비 150원 인상

입력
2012.02.05 12:02
0 0

25일부터 서울의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일괄적으로 150원 인상된다. 어린이와 청소년 요금은 종전과 똑같다. '대중교통 요금 17% 인상'이라는 부담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서울시가 인상을 발표하자 정부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양측은 까칠한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인상의 불가피성과 물가불안 걱정을 앞세운 논쟁은 정치적 배경까지 덧씌워져 감정적인 싸움이 되었다. 싸움을 말려야 할 쪽은 결국 시민이고, 그러려면 저간의 사정들을 정확히 살펴야 한다.

■ 서울시의 버스ㆍ지하철 요금은 지난해 9월 '200원 인상'이 확정됐다. 대구 대전 광주는 이미 7월 1일부터, 부산은 12월 1일부터 200원씩 인상됐다. 서울시와 환승할인이 연계된 인천 경기는 11월 26일부터 (100원씩 2회로 나눠)인상케 됐다. 다만 서울시는 10월에 돌발한 시장 보궐선거 때문에 시행이 미뤄졌다. 느닷없이 발표된 듯한 '150원 인상'인데 시민들이 크게 놀라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50원이 깎인 이유도 있지만 결국 그 동안 서울시민만 200원씩 덜 낸 측면도 있다.

■ 서울의 버스와 지하철 적자가 매년 1조원에 이른다는 주장이나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경고는 새삼 특별한 의미가 없다. 연간 2,200여억 원에 이르는 무임승차 문제도 마찬가지다. 적자와 물가에 대한 논쟁은 지난해 200원 인상을 결정할 당시 충분히 있었다. 무임승차 해법을 위한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제출됐으나 국가재정을 이유로 국회에서 폐기됐던 점도 존중해야 한다. 이다지 뻔한 내용이 정치적 이유 때문에 새삼 재론되는 점은 유감이다.

■ 시민의 입장에선 논란에 휩쓸리기보다 서울시의 약속 이행을 제대로 감시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CCTV와 보안관을 늘려 더 안전하게 하고, 버스-지하철 환승 구조를 더 편리하게 하고, 승차카드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바꾼다고 한다. 150원 인상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지하철 정기권을 끊으면 매달 6,600원이 더 든다. 하지만 매년 누적되는 적자를 결국 시민의 세금으로 메우는 것도 현실이다. 서울시가 약속을 지킨다면 나는 150원을 더 낼 용의가 있다.

정병진 수석논설위원 bjj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