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400만년 전 남아메리카에선 황소보다 큰 쥐가 살았다. 2008년 우루과이에서 발굴한 '마이티 마우스'의 두개골 크기는 53㎝. 전문가들은 이 거대 쥐가 주로 물에 살며 초식생활을 했으며 몸길이 3m, 몸무게는 1t에 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쉽게 보는 쥐는 커봐야 수십㎝에 그친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호주 모나시대 연구진은 진화 과정에서 몸집의 크기가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고, 몸집이 작아지는 속도가 커지는 것에 비해 수십 배 빠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공룡이 사라진 이후 7,000만년 동안 코끼리, 영장류, 고래 등 포유류 28종의 몸집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쥐와 염소만한 동물의 덩치가 코끼리만해지려면 각각 2,400만 세대, 160만 세대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몸집이 코끼리만한 동물이 소와 비슷한 크기가 되는 데는 10만 세대면 됐다. 몸집이 줄어드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빠르다는 얘기다.
몸집이 왜소해진 동물은 난쟁이 하마,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화석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호모 플로레시엔스는 2003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서 발견된 신종 인류다. 키는 1m 남짓이다. 왜소화는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일어났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를 진행한 이 대학 에반스 박사는 "몸이 작아지면 필요한 먹이의 양이 줄고, 더 빨리 번식할 수 있다"며 "먹이가 풍부하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데 유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30일자에 소개됐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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