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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공룡 발자국 화석 남해안서 속속/ 공격용 발톱 숨기고 발가락 2개로 걷고 발가락 구분 없는 동그란 발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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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공룡 발자국 화석 남해안서 속속/ 공격용 발톱 숨기고 발가락 2개로 걷고 발가락 구분 없는 동그란 발도 발견

입력
2012.02.0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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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이 연일 연기를 내뿜었다. 여기에 섞여 나온 이산화탄소가 평균 기온을 높였다. 해수면 온도도 올랐다. 지금보다 두 배 높은 37°C였다. 포유류가 막 출현했다. 지금부터 1억4,400만~6,500만년 전 백악기 지구의 모습이다. 백악기가 끝날 무렵 찾아온 대멸종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공룡은 지구의 주인이었다. 당시 한반도에도 다양한 공룡이 번성했다.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육식공룡이 사냥을 했고, 크기가 20㎝도 안 되는 초소형 육식 공룡도 살았다. 오랜 시간을 견딘 발자국 화석을 통해 그들은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얼마 전 경남 남해군 창선면에선 공룡 발가락 두 개가 찍힌 화석이 발견됐다.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세계에선 네 번째로 이전까지는 미국, 중국에서만 보고됐다. 발자국이 찍힌 함안층은 약 1억년 전에 만들어졌다.

발자국 길이는 약 15㎝, 폭은 9㎝였다. 보폭은 204㎝. 보폭을 기준으로 계산한 이들의 이동 속도는 시간당 17.5㎞로 나왔다. 키는 2m가 안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연구한 김정률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한국고생물학회장)는 "발가락이 두 개만 찍힌 이유는 평소엔 긴 갈고리 발톱을 가진 발가락이 말려 있었기 때문"이라며 "날카로운 발톱은 사냥에서 먹잇감을 잡을 때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발자국의 주인이 작은 육식공룡인 벨로시랩터나 드로마에오사우루스, 데이노니쿠스와 비슷한 공룡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드로마에오사우루스의 발자국이거나 새로운 육식공룡의 발자국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발자국의 이름은 '드로마에오사우리푸스 함안엔시스'라고 지었다. 함안층에서 발견한 드로마에오사우르스의 발자국이란 뜻이다.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은 발 모양이 다르다. 드로마에오사우루스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육식공룡은 발가락 세 개가 앞으로 뾰족하게 나 있다. 발의 폭은 좁은 편이다. 반면 두 발로 걷는 초식공룡은 발가락 세 개가 뭉툭하고, 각 발가락을 구분하는 홈이 둥그렇게 파여 있다. 발뒤꿈치는 둥근 곡선이다.

그런데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오니서포디쿠스 마산엔시스'라 이름 붙은 발자국은 두 발 초식공룡 발자국 중에서도 독특하다. 발자국 길이는 34~48㎝ 정도인데, 발자국 길이를 폭으로 나눈 평균 비율이 0.91이다. 발 모양이 둥근 원에 가깝다는 얘기다. 김 교수팀의 분석에 따르면 이 공룡의 골반까지 높이는 2m가 조금 넘는 걸로 나왔다. 시간당 2㎞가 넘지 않는 속력으로 이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세 발가락 하나하나가 매우 두꺼우면서 뭉툭하고 거의 나눠져 있지 않다"며 "두 발로 걷는 초식동물 발자국 가운데 이런 모양은 처음 발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공룡이 백악기에 살던 이구아나돈과 비슷한 공룡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구아나돈은 두 발로 걷는 몸길이 10m의 공룡이다. 유럽, 북미, 몽골 지역에서 무리지어 생활했다.

지금도 많은 공룡 발자국이 발견되고 있다. 경북 군위군의 백악기 전기 지층에선 길이가 35㎝, 너비가 17㎝인 익룡 앞발자국 화석이 발견됐고, 경남 남해군에서는 세계에서 제일 작은 육식공룡의 발자국도 나왔다. 이 공룡의 발자국 길이는 1.27㎝, 너비는 1.06㎝다. 골반까지 높이가 6㎝ 조금 안 되니 닭만한 육식공룡이 백악기 때 살았다는 얘기다. 이 발자국 화석은 '미니사우리푸스'로 명명됐다. 소형 공룡 발자국이란 의미다.

김 교수는 "발굴이 어려운 공룡 뼈 화석과 달리 발자국 화석은 국내에서 아주 많이 발견된다"며 "공룡이 주인이던 백악기 시절 한반도에도 다양한 공룡이 살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청주=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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