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월 실업률이 34개월만에 최저치를 나타내는 등 최근 호전적인 경기지표가 잇따르고 있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 노동부는 1월 실업률이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8.3%를 기록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24만3,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다”며 “이는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대통령에 유리하게 작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업률이 최저치로 하락했다는 소식에 뉴욕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큰 폭으로 뛰어 각각 2008년과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률은 여러 경제지표 중에서도 대선 판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실업률이 8% 이상일 때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경우는 1933~45년 재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한 명도 없었다. 실업률이 6% 이상일 때도 로널드 레이건(재임 1981~1989년) 대통령만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 때문에 실업률은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 최대의 난관이었다. 미 포토맥 정치연구소의 그레그 발리에르 연구원은 “실업률 저하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과 재선에 대한 불안을 한번에 씻어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 1월 실업률 하락은 계절적 요인이 강한데다 연초 쏟아냈던 경기부양책의 반짝 효과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경제분석가인 스콧 브라운은 “1월 실업자가 과거 5년 간은 평균 42만5,000명이었으나 최근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20만6,000명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 주효했다”며 “일시적인 효과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선거 전문가인 매트 맥도널은 “대선이 있는 11월까지 8% 이하로 실업률을 떨어트리려면 매달 23만1,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야 한다”며 “이를 꾸준히 유지하기란 어렵다”고 전망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실업률 발표 직후 “이번 수치는 불행히도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지 못한다”며 “여전히 2,400만명의 미국인이 실업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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