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종 개량과 규모화로 연간 1억원 넘는 고소득 농가가 갈수록 늘고 있다지만, 이건 대부분 젊은 농가 얘기다. 자식들을 다 떠나 보내고 외로이 농촌을 지키는 고령 농가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농가의 소득 양극화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5일 통계청 의뢰로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작성한 ‘2010 농림어업총조사 자료 활용성 제고를 위한 심층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 농가주의 80.9%가 연매출이 1,000만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농가주 5명 중 4명이 넘는다. 이는 1년 전 조사 때보다 2.9%포인트가 늘어난 것. 반면 연매출이 5,000만원 이상인 고령 농가는 전체의 1.7%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 농가는 여전히 많다. 농가주가 70세 이상인 농가는 2010년말 현재 37만1,500가구. 전체 농가의 31.6%를 차지했다.
전체 농가 중 2억원 이상 초고소득 농가는 2000년 1,800가구에서 2010년 8,700 가구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연매출 1억~2억원인 농가도 이 기간 5,900가구에서 1만7,400가구로 확대됐다.
보고서는 “고령 계층이 한국 농업에서 차지하는 무게를 고려하면, 이들의 소득 지원을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보다는 이들 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농업경영에서의 퇴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농형태별 1억원 이상 고소득자 비율은 축산농가가 전체 축산농의 13.0%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화훼(7.1%)와 특용작물(4.5%), 채소(2.8%) 농가 순이었다. 반면 대다수 농가가 종사하는 논벼는 1억원 이상 고소득 비율이 0.5%에 불과했고 식량작물도 0.5%에 그쳤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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