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이어 구글도 블로그에서 특정 국가가 요청하는 내용을 보이지 않도록 차단하기로 했다.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3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특정 국가에서 블로그 내용을 차단해 달라고 요청하면, 해당 국가 이용자들은 게시물을 볼 수 없도록 차단하기로 했다. 다른 지역 이용자들은 관련 내용을 볼 수 있다. 구글의 블로그 게시물 차단조치는 이미 호주, 뉴질랜드, 인도 지역에 적용되고 있고 다른 국가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조치는 트위터가 이용자들이 올린 내용에 대해 특정 국가에서 요청하면 차단하기로 한 것과 같은 맥락. 적용대상이 블로그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구글은 국가별로 차단조치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블로그 서비스인 '블로그스팟'에 국가별 주소체계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한국 이용자가 접속하면 인터넷주소를 확인해 자동으로 '블로그이름.blogspot.com.kr'로 연결된다.
하지만 블로그 주소 끝에 '블로그이름.blogspot.com.kr/ncr'처럼 '/ncr'을 추가하면 국가별 제약을 받지 않는 곳으로 연결된다. 이 기능을 통해 특정지역 이용자들이 차단 내용을 볼 수 있는 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네티즌들은 차단조치를 피할 수 있는 피난처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구글은 "이 조치로 해당 국가의 법을 준수하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구글 블로그에서 정부의 입김이 그대로 적용돼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여론 통제를 위해 비판ㆍ고발성 내용을 구글에 삭제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조치가 언제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의 적용여부나 시기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은 과거 정부의 요청으로 게시물을 삭제한 전력이 있고, 블로그 게시물 차단 조치를 전세계에 적용할 방침인 만큼 국내 적용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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