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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종욱 총장 부인 가부라키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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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종욱 총장 부인 가부라키 여사

입력
2012.02.0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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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생전에 뜨개질 사업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는데 이젠 여러 한국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어요. 남편은 세상을 떠났어도 나를 혼자 남겨 두진 않은 것 같네요.”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부인 가부라키 레이코(67) 여사가 벌이고 있는 ‘알파카 손뜨개’ 사업을 위해 한국인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 의료봉사단체 메디피스는 최근 가부라키 여사가 1년 동안 알파카 털실을 구입할 자금 600만원과 공동 작업장, 계단길 설치 지원금 1,000여만원을 마련하기 위한 온라인 모금운동에 나섰다.

‘알파카 손뜨개’ 사업은 페루 까라바이요 빈민촌 주부들이 알파카 손뜨개 제품을 만들어 생활비를 벌도록 하는 일종의 자활 프로젝트다. 가부라키 여사는 이를 위해 2002년부터 10년간 페루에 머물고 있다.

그는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페루를 떠나기 전에 탁아소가 딸린 공동 작업장을 건립하고 지금 작업장이 위치한 바위산 비탈길에 계단을 놓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가 남편 사망 후 지급한 상금 일부를 작업장 건립비용으로 쓸 예정이기 때문에 조금만 더 힘을 모으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메디피스는 2009년부터 매년 겨울 가부라키 여사로부터 손뜨개 제품을 받아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해왔고 바자회도 열었다. 판매대금은 전액 페루로 송금됐다. 2009년엔 109만원, 2010년엔 250여만원을 보냈고 작년 말에는 200만원어치 상당의 제품을 팔았다. 현재 메디피스를 포함해 미국 1개 대학, 일본의 2개 대학, 스위스의 WHO 바자회 등 5곳을 통해 손뜨개 제품을 팔고 있다.

가부라키 여사는 “뜨개질로 돈을 벌게 된 여성들은 자녀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옷과 신발을 살 수 있다는 점에 정말 고마워한다”며 “특히 함께 모여 뜨개질할 땐 잠시나마 고민을 잊을 수 있고, 제품을 완성할 때마다 엄청난 성취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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