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바둑의 샛별' 최정이 손안에 거의 다 들어왔던 승리를 아쉽게 놓쳤다. 최근 여류명인전에서 우승하면서 2단으로 승단한 최정은 1일 중국 장쑤성 장옌시에서 열린 제2회 황룡사쌍등배 세계여자바둑단체전 제1국에 한국의 선봉장으로 출전, 일본의 요시다 미카(8단)를 상대로 무려 3시간 40분 동안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아쉽게 반집패를 당했다.
이날 대국에서 최정은 초반 상대의 방심을 틈타 형세를 매우 유리하게 이끌었으나 세계대회 첫 출전이라 너무 긴장했는지 후반에 들어서면서 평소와 달리 자주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최연소 여자명인의 쾌승을 기대했던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덤이 7집반으로 한국보다 1집 많고 반상에 놓인 돌까지 모두 집으로 계산하는 중국룰의 특수성이 결국 최정의 발목을 잡았다. 바둑이 거의 끝나서 공배 몇 곳과 마지막 반패만 남기고 있는 상황. 아슬아슬한 반집승부인데 만일 한국룰로 계가한다면 최정이 반패를 양보해도 반면 8집을 남기기 때문에 덤 7집반을 제하고도 반집을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중국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요시다가 반패를 잇지 않고 계속 버티면서 마지막 공배 자리를 차지해서 한 집을 더 벌어들인 다음 다시 반패까지 이긴다면 거꾸로 최정이 반집을 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현지 응원단과 한국의 관전자들은 모두 손에 땀을 쥐며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끝내기 과정을 지켜봤으나 세계대회 출전 경험이 풍부해 중국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41세 백전노장 요시다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마무리 수순을 밟아갔고 결국 마지막 반패까지 이겨 짜릿한 반집승을 거두고 일본팀에 첫 승리를 안겼다.
최정도 그동안 중국 기사들과 여러 번 대국을 해서 한국룰과 중국룰의 차이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당시 상황에서는 패감이 워낙 부족해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대국 후 최정은 "(이번 패배가) 중국룰에 익숙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매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바둑TV 해설자 김성룡 9단은 "바둑은 이기고 승부는 졌다"는 총평으로 어린 후배에게 위로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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