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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구 현장 누비는 문재인 동행 인터뷰/ "지지도 상승 신경 안써…지역구에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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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구 현장 누비는 문재인 동행 인터뷰/ "지지도 상승 신경 안써…지역구에만 집중"

입력
2012.02.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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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참여를 권유 받을 때마다 손사래를 쳤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4∙11총선 출마를 선언한 뒤에는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를 샅샅이 누비고 있다. 문 고문은 최근 일부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추월한 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문 고문은 2일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도중에 한국일보 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대선주자 지지도 변화에 대해 "저는 별로 신경 쓸 여유가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을 앞서는 결과도 있었다'고 질문하자 그는 "그건 저한테 물어볼 질문은 아닌 것 같다"면서 "사상구 선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나라당의 당명이 '새누리당'으로 변경된 데 대해 "간판만 바꿨지 본질이 달라 졌느냐. 웃기는 일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총선과 대선을 통해 집권세력의 교체를 선택할 것으로 믿는다"며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제1당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전 10시10분 부산 사상구 주례3동 주민센터건물 강당 입구. 노란 어깨띠를 두른 문 고문이 나타나자 동네 아주머니들로부터 "이게 누구고? 고생하시네요"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이 진행하는 '주민과의 대화' 행사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 당의 예비후보들이 참석해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을 실감케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뒤편에서 묵묵히 그림자 역할을 하던 모습과 비교하면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문 고문이 이날 보여준 풍경은 다소 의외였다. 그는 냉랭하게 반응하는 일부 주민에게도 "제 얼굴 기억하시겠습니까?"라며 손을 내밀었다. 30분 뒤 학장동 여성문화회관으로 이동한 뒤에는 주부가요교실에 참석한 200여명의 주부들과 일일이 악수하면서 "도와주십시오"를 연발했다. "문재인 파이팅!"이란 구호가 나왔지만, 기자 옆에 있던 일부 주민은 "왜 선거 때만 후보들이 찾아오는지, 되고 나면 어디 있는지 몰라"라고 냉소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상구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김수임 예비후보도 문 고문 주변에서 선거운동을 하다가"문재인이 떠야 사상구도 뜨고, 흥행이 돼야 모든 후보들에게 좋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문 고문의 어깨띠에는 '바람이 다르다'고 적혀 있었다. 예전과 달리 정권교체를 원하는 바람이 낙동강에서 분다는 중의적 표현이다. 그는 비장한 표정으로 지역을 돌면서 "이런 식의 선거운동이 의미 있는지 모르겠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의 강행군에 동행하며 인터뷰를 했다.

_사상구에서의 승리를 확신하는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그러나 아직 확신하거나 낙관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열심히 하면 가능할 것이다."

_과거에는 선거에 안 나온다고 했는데 출마했다. 실제로 뛰어드니 어떤가.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별로 의미 있는 일로 보이지 않는다. 선거라는 게 의미가 없다는 게 아니라 사람의 전체 인생을 놓고 평가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지 받기 위해 하는 이런 행위들, 즉 선거 때 악수하고 다니는 것으로 평가돼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_그래도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는가.

"이기기 위해 요구되는 일들은 최선을 다해 하고 있다. 그 노력이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시간낭비 같지 않은가. 어디 가서 공부하고 정책 연구하고 그래야 될 것 같은데…. 현장 목소리를 듣는 데도 훨씬 더 적절한 방법이 있을 것 같고…. 어쨌든 지금 선거가 꼭 민의를 대표할 사람들이 진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적절하고 바람직한가 하는 생각은 든다."

_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도하는 한나라당이 당명을 변경했는데.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등으로 당명을 바꿔왔는데 본질이 달라졌느냐. 조금 웃기는 일 같다. 그나마 과거에는 당명 변경 때 통합 같은 과정들이 있어서 명분으로 삼았는데, 이번에는 그냥 간판만 바꿨다. 간판 바꾸는 일도 비용이 꽤 들 텐데(웃음)."

_민주통합당 새 지도부로 한명숙 대표와 문성근 최고위원 등이 선출되는 등 친노 세력이 야권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평가가 있는데.

"친노를 참여정부 때 청와대 있던 사람, 장관을 지냈던 사람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그 분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고 울었던 사람들은 다 친노다. 그 분들이 이 시대 정치에서 주류를 이루는 것은 당연하다. 당시 추모 인파가 500만 명이 넘었는데, 그게 야당의 본류가 되고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도도한 흐름으로 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_친노세력 중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은 당 밖에 있다. 총선연대 방안에 대해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가.

"대단히 어려운 문제다. 필요성과 대의를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만 단일화를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야권 정당들 간 합의를 이루고 국민들에게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 잘 보이지 않는다."

_민주통합당의 총선 후보를 먼저 정해 놓고 나머지 정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는 수순으로 진행되는가.

"우리당이 지도부를 국민선거인단으로 선출했고, 총선 후보도 시민경선 방식으로 뽑기로 합의했다. 국민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한 가운데 후보 단일화 경선을 실시하는 방식이라면 국민들이 동의할 것이다. 다만 야권 정당들이 룰 문제에 대해 잘 논의하면 된다. 룰을 만들 때 통합진보당 쪽의 핸디캡을 고려해 적절히 배려하는 차원에서 룰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이면 된다. 그런데 통합진보당 쪽에서 요구하는 것은 그게 아니다. 일정한 지역을 그쪽 몫으로 달라는 것이어서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부산=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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