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옛 한나라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2일 공식 출범했지만 일부 공천위원을 둘러싼 자격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진영아 공천위원이 1일 밤 사퇴한 데 대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일단락됐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서병문∙홍사종 공천위원 등 2~3명의 이력에 대한 의혹들이 계속 불거지고 있어서 추가 사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내에선 "이런 사람들에게 공천을 맡겨야 하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인 서병문(68) 공천위원은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한 데 이어 현재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 위원은 2010년부터 한나라당 재정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특히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위원장이었던 '경제살리기특위' 위원으로도 활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치를 하기 위한 기회주의적 행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 위원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신청 논란에 대해 "당시 중소기업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가 정치권에 없어서 설움을 받지 않느냐고 해서 집권당에 신청했다"고 해명했다.
홍사종(57) 공천위원은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도운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매우 친하다. 각 기관의 대표니까 당연히 친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권영세 사무총장에게 다 말했고 상관 없다고 해서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위원은 또 "인터넷상에 성추행설 등이 있는데 사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런 일은 없었다. (이사로 재직했던) 세종문화회관의 옛날 인터넷상에서 '노조, 홍사종씨 사과문'이라는 글을 보면 그때부터 만들어진 얘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실체 없이 떠도는 얘기가 있는데, 이는 '인격 살인'을 하려는 것"이라며 "주류가 아니었으므로 실력을 쌓아 일로써 인정을 받았고, 도덕성 시비에 휘말릴 일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기사를 보고 어디선가 뛰어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천위원도 금품 문제를 둘러싼 의혹을 받고 있다.
공천위원 자질 논란이 확산되자 당 지도부는 "더 이상의 사퇴는 없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이날 공천위원 임명장 수여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른 공천위원들에 대해서도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온다'는 지적에 "(진 위원도) 할 말이 있겠지만 자진해서 당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고 했다. 사퇴했는데 자꾸 토를 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진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10명으로 공천위가 운영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쇄신파 의원은 "공천위원 1∼2명이 더 사퇴할 경우 그야말로 끝장"이라고 우려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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