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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펀드 용틀임… '미워도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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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펀드 용틀임… '미워도 다시 한번'

입력
2012.02.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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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김모(34)씨는 2007년 9월 중국펀드(정확히는 H펀드)에 1,600만원을 부었다. 지난해 말까지 원금에서 481만원(-30.17%)이 사라졌다. 계약만기(3년)를 훌쩍 넘겼으니 불어난 손실 탓에 장기투자를 강요당한 셈이다. 그런데 올 들어 한달 새 100만원 가까이 만회(-24.53%)했다. 그는 "애물단지라 잊고 살았는데, 최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중국펀드가 다시 용틀임을 시작했다. 애 업은 주부까지 객장으로 불러들였던 2007년 '펀드 광풍'의 주역이자 해외펀드의 지존이던 중국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속절없이 무너지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그런데 최근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비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펀드는 1월 한 달간 최고 10% 넘게 올랐다. 지난 한해 20% 가까이 빠진 걸 고려하면 놀라운 반등이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 완화, 미국 경제지표 호조, 중국의 추가 긴축완화정책 기대 등이 어울린 덕이다.

하지만 같은 중국펀드라도 연초대비 수익률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중국본토(상하이A지수)를 공략하는 A펀드와 홍콩증시(홍콩H지수)에 투자하는 H펀드로 나뉘기 때문이다. 지난해 손실은 비슷(A=-19.8%, H=-19.9%)하지만 올 들어선 H가 13%대 수익인 반면, A는 2% 언저리다. 최근 중국펀드 부활이 아직까지는 홍콩에만 국한된 것이다.

그렇다고 이 같은 H펀드만의 강세가 계속될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동명이인(同名異人)격인 두 중국펀드의 향배는 각자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H펀드의 최근 약진은 지난해 썰물처럼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다시 지속적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본토보다 자금 규제가 적고, 매매도 자유로운데다 가격제한폭도 없어 일단 상승기류를 타면 반등세가 강하다.

반면 이런 특성이 독이 될 수도 있다. 홍콩은 금융업종(58%)이 압도적이고 환율이나 금리 변동, 주요 국가의 정책변화 등 외부 힘에 민감해 만일 글로벌 위기가 다시 엄습하면 추락도 그만큼 깊을 수 밖에 없다. 박선희 한국투자증권 WM컨설팅부 연구위원은 "아직까지는 H펀드의 흐름이 좋지만 유럽 상황에 따라 언제든 뒤바뀔 수 있으니 글로벌시장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H펀드의 약점은 역으로 현재 뒤쳐지는 A펀드의 강점이 된다. 본토는 홍콩보다 글로벌시장의 영향을 덜 받고 외국인의 자금유출이 제한적인데다, 가치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돼 있어 안정성을 고려한 장기투자 수익을 기대한다면 더 이점이 많다. 김상문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은 "아직 안심하긴 이른 글로벌 상황에서 중국의 긴축완화나 증시부양 등 정책 효과가 즉각 반영되는 A펀드가 앞으로는 H펀드보다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 펀드를 가입한다면 A펀드의 단점도 살펴야 한다. 해외펀드의 환매기간이 보통 1주일 정도 걸리는 반면, A펀드는 한 달을 넘기는 경우도 있어 자칫 꼭 필요한 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할 수도 있다.

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겠지만 올해 중국펀드가 지난해보다 나아지리라는 전망엔 이견이 없다. 전문가들은 "A냐, H냐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같은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라도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만큼 위험지표 등을 꼼꼼히 따지라"고 강조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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