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군에 입대하면 모두 수막구균성 수막염 예방백신을 의무적으로 맞는다. 국방부 당국자는 "하반기 훈련소에 입소 예정인 장병 15만 명분의 백신 예산을 확보하고 접종을 준비 중"이라고 2일 밝혔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군에서 수막구균성 수막염으로 사망한 장병은 모두 4명. 대표적인 수막구균성 수막염 고위험군인 군의 백신 도입을 의료계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당연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미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등 10개국이 군대에서 수막구균성 수막염 백신을 필수접종으로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인구 10명 중 1, 2명이 코와 목구멍에 수막구균을 갖고 있다. 이 균은 기침이나 재채기로 나오는 침 등의 분비물, 식기나 컵을 나눠 쓰는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서도 쉽게 전염된다. 대부분은 증상이 없는 단순 보균 상태거나 자연적으로 균이 사라지지만 일부는 감염으로 발전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면역력이 약할수록, 여러 지역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집단생활을 할수록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외국 유학생이나 단체생활이 많은 청소년, 아프리카와 중동처럼 발병률 높은 지역을 방문하는 해외여행객, 면역 체계가 덜 갖춰진 영∙유아 등도 고위험군에 속한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등의 여러 대학에선 신입생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슬람 성지순례 기간에 수막구균성 수막염 유행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관광객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한다. 에티오피아와 케냐, 우간다, 수간, 중앙아프리카, 콩고, 르완다, 카메론, 차드, 나이지리아, 니제르, 말리, 가나, 세네갈, 잠비아 등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은 수막구균성 수막염이 많은 수막구균 벨트로 불린다.
국내에 백신이 본격 시판되기 전까지는 한국희귀의약품센터(www.kodc.or.kr, 02-508-7316~8)에 별도로 신청하면 접종이 가능하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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